산에서 듣다강원도 원주 부론면 산골에 사는 소설가 이인휘산골에서 아내를 구하다 글 · 박원식 사진 · 주민욱 기자 그가 책에 사인을 해 건네준다. ‘폐허를 보다’라는 제목이 붙은 소설집. ‘제목이 이렇게 어두워서야 제대로 팔릴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들솟지만 이미 시중에 회자되는 책이다. 도서출판 ‘창작과 비평사’가 주관하는 제31회 ‘만해문학상’ 본상에 뽑혀서다. 작가 이인휘(58)는 공장에서 밥을 벌었던 경험을 살려 이 작품집을 생산했다. 그는 오랫동안 노동자로 살아왔다. ‘노동자 출신 소설가’라는 별호가 꼬리표처럼 붙어
울주세계산악영화제 Special guest ①신영철의 세계산책 / 라인홀트 메스너 Reinhold Messner4박 5일 함께 한 라인홀트 메스너 인천공항에서 울산까지 직통으로 가는 KTX 기차 안. 나는 살아있는 전설로 회자되는 라인홀트 메스너를 바라보고 있다. 긴 비행과 시차 때문인지 꾸벅꾸벅 졸고 있는 라인홀트 메스너. 3년 전 처음 만났을 때 인상적이었던 은빛 사자머리는 그대로였다. 그때, 갑자기 그가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당황한 듯 주변을 살폈다. 가위에 눌린 모양. 더 놀랐던 것은 곁에 앉아 있던 부인이 그려려니 하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Special guest ②버나데트 맥도널드 메스너만 전설? 세계 산악문화계의 또 다른 전설!글 · 김동수 편집위원 사진 · 정종원 기자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4일까지 열린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전후해 한국 산악계는 일대 라인홀드 메스너 열풍에 휘말렸다. 이 ‘메스너 신드롬’은 열풍을 넘어 광풍에까지 이르는 동안 또 한 명의 세계 산악문화계 전설도 조용히 그곳에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바로 버나데트 맥도널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녀는 참 우아했다.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열리기 보름전
산에서 듣다_충북 옥천군 안내면 가산사 주지 지승스님 부끄러움을 알아차리는 것, 그게 깨달음이오! 글 · 박원식 사진 · 주민욱 기자 아예 사람의 살갗을 구을 기세로 따갑게 쏟아지는 뙤약볕. 등골로 땀이 흐른다. 올여름 폭염은 유난해서 이미 진기록 여럿을 등기했다. 열 받은 몸으로 열나게 피서를 꾀하느라, 애먼 사람들만 주야로 생고생이다. 가산사(佳山寺)를 에두른 숲으로 들어서자 비로소 땀이 식는다. 주지 지승스님(68)이 푸짐한 몸을 묵직하게 움직여 앞장 서 숲길을 걷더니, 모롱이 그늘 속에 세워진 정자로 올라선다.널찍한 정자 마
플래시 대한산악협회장 김종길“혁신과 화합으로 산악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습니다”역대 회장 중 가장 젊고 패기 넘치는 지역산악인, 청소년 지원사업과 스포츠클라이밍 발전에 주력 글 · 김갑식 기자 사진 · 정종원 주민욱 기자 한국산악계에 통합과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한산악연맹과 국민생활체육전국등산연합회가 대한산악협회라는 이름으로 통합하였고 오랜 기간 대한산악연맹을 이끌어 온 전임 이인정 대한산악협회 회장이 물러나고 역대 회장 중 가장 젊은 김종길 (55세) 대구광역시협회 회장이 경선 끝에 대한산악협회 회장에 당선되었다. 이
flash / adidas CLAIM FREEDOM Award 당신의 꿈을 공유하라! CLAIM FREEDOM!정리 · 박재필 이사 사진 · 아디다스코리아 아디다스아웃도어는 10개월간의 준비 끝에 독일 헤르조게나후라트 본사와 프랑켄유라에서 전 세계 140여명의 미디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클레임 프리덤(CLAIM FREEDOM)을 개최하고 7명의 최종 후보 중 독일의 카야커 에이드리안 매터른(Adrian Mattern, 21세)을 최종 우승자로 선정하였다.클레임 프리덤은 수많은 훈련과 계획, 용기, 눈물, 즐거움, 그리고 잊을수
산에서 듣다_경북 영덕 포도산 자락에 사는 최태규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길그게 도(道)의 눈 글 · 박원식 사진 · 주민욱 기자 골이 깊어 아득하다. 속세의 티끌이 틈입할 수 없는 산골짝이다. 마냥 들리는 건 물소리에 바람소리요, 오가는 건 허공을 건너는 새, 혹은 당실당실 산정을 넘는 구름일 따름이다. 이 적막한 벽촌 한 자락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최태규(58)는 도사(道士)를 자처한다. 남들도 흔히 그를 도사라 부른다. 당나귀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용무를 보는 버릇이 있는 그를 ‘당나귀 도사’라 일컫기도 한다.최태규는
신영철의 세계산책 / 울주산악영화제 개막식 참석하는 라인홀트 메스너 살아 있는 산악계 전설한국에 오다 영남알프스를 세계에 알리자는 영화제 마라톤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바보야! 이젠 문화야”라는 말이 실감나듯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가 9월 30일 스타트 라인에 선다. 물론 몇 년간의 리허설이 있었고, 2015년엔 마지막으로 프레영화제를 열어 출진 준비를 끝냈다. 이번 영화제 경쟁 부문엔 예상보다 많은 작품이 출품되어 사무국을 고무시켰다. 그가 온다. 개막식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전설 라인홀트 메스너가 첫 인사를 한다.
People 히말라야에서 태평무 공연한 ‘산악무용가’ 엄진숙“스러져 간 존재들의 소중하고 아름다움을 위한 진혼무예요 ” 글 · 김갑식 기자 사진 · 이진숙 작가, 정종원 기자 ‘그에게는 언제나 비누냄새가 난다’. 반세기 전쯤 우리나라의 한 저명한 작가는 자신의 단편소설을 이렇게 시작했다. 그런데 재미산악인 무용가 엄진숙(50세)씨를 본 순간 문득 ‘그녀에게는 언제나 열정의 냄새가 날 듯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엄씨는 지난 3월 15일 오전 11시(네팔 현지 시각) 원로산악인 김인섭 대장(72세), 무용전문 사진작가 이진숙씨(51세)
산에서 듣다경북 상주시 화남면 달마선원범주 스님병마病魔도 선지식이다글 · 박원식 사진 · 주민욱 기자 경북 상주시 화남면의 후미진 산기슭에 들어앉은 달마선원. 속리산 자락이다. 선원의 뜰에 가을빛 흥건하다. 붉게 물든 잎새들로, 젖은 눈시울처럼 천지가 붉다. 낙엽은 바람에 채여 뒹군다. 아름답지만 쓸쓸한 풍경이다. 선원장 범주스님의 낯빛만 맑다. 다실로 들어가 앉자 유리창 저편에 다시 가득한 가을산. 두두물물(頭頭物物)이 부처라지? 가을의 미모나 조락에 딱히 마음 쓸 일 아닐 게다.그러나 범주스님에게 올가을은 감회가 깊다. 그는 지
을 사랑하시는 독자 여러분! 이 통권 313호로 창간 26주년을 맞이합니다.산악문화 창달이라는 기치 아래 첫발을 디딘 지가 벌써 사반세기를 넘어섰습니다. 1989년 11월 산악문화 불모지나 다름없던 이 땅에 은 알피니즘과 휴머니즘을 꽃피우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그동안 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외길을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독자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격려 덕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은 창간 이후 백두대간 전도사를 자칭하며 달려왔습니다. 그간 기자들이 1대간 9
산에서 듣다實相寺 지리산 실상사 회주 도법 스님너는 나다! 글 · 박원식 사진 · 주민욱 기자 실상사 회주이자 조계종 ‘자정과 결사 추진위’ 위원장인 도법스님은불교의 개혁과 사회적 공동선 실현을 위해 늘 전위에 선 인물.그는 전통적 불교의 입장에 선 사람들의 눈엔 매우 이상하거나 불편한 스님이다. 하지만 아랑곳없다.현실 사회 속에서 불교적 이상을 실현하는 게 승려의 본분이라는 생각에서다. 땡볕 쏟아지는 날들. 살갗을 구워삶는 더위를 피해 모두들 냅다 산으로 바다로 뛰는 8월이다. 지리산의 그늘마다, 물가마다 사람으로 바글거린다. 폭
박종석의 그림여행 _ 중국 청주의 담계산(潭溪山) 산행 초여름의 여행담으로 그린 ‘담계산계회도’그림 글 · 박종석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만나 함께 여행하면서 서로 다툼 없이 행복하게 웃고 동거했다면 그 이상 좋은 인연은 없을 것이다. 금년 7월 초순, 여행투어 백명기 대표가 주선하여 15명이 4박5일 일정으로 떠난 여행의 최종 목표는 중국 청주의 담계산(潭溪山) 산행이었다. 그러나 산행의 결과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과정에서 생긴 즐거운 일들이 넉넉했다면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산은 언제나 그
Season Special _ 설악의 사람들 강원 소방항공구조구급대설악산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글 · 장보영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백두대간을 사이에 두고 강원도에는 2개의 소방항공구조구급대가 활동한다. 춘천에 있는 제1항공구조구급대, 양양에 있는 제2항공구조구급대. 대체로 영서 지역과 영동 지역을 나눠 관할한다고 볼 수 있지만 사건사고가 일어난 곳을 어찌 자로 재듯 나눌 수 있는가? 현장으로부터 출동거리가 가까운 구조대가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정석이다. 하나의 도(道)에 2개의 구조대가 상시 대기하는 까닭
자연과 예술 산골의 소박한 나날들글 · 박원식 사진 · 주민욱 기자 보은군 마로면 소여분교. 한때는 수백 명의 아이들이 배우고, 노래하고, 뛰놀던 학교였다. 그러나 오래 전에 문을 닫았다. 폐교라는 이름으로 잔존할 뿐이다. 병아리 같은 어린 것들이 종종대며 내달렸을 운동장은 풀밭으로 변했고, 퇴락한 교사(校舍) 역시 스산하다. 겉보기에 그렇다만, 속사정은 다르다. 사람이 산다. 작가 부부가 오순도순 살아간다. 동화작가 노정옥(46)과 그의 아내이자 서양화가인 원덕식(43) 내외다.서울에서 살았던 이 젊은 부부가 산골의 황량한 폐교로
인터뷰 kolon ALPiNE SCHOOL30th Year Anniversary 한국등산교육의 선구자 이용대 코오롱등산학교 교장등산의 이론과 실제에 해박한 팔순의 ‘현역 클라이머’ 글 · 김갑식 기자 사진 · 정종원 기자 북경에 분교 설치, 산악강국의 위상 높여“글쎄 어느 사이 시간이 이렇게 흘러갔는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지요”개교한 지 한 세대가 지나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은 코오롱등산학교. 이용대(78) 교장은 감회 어린 표정으로 지난 세월을 회상한다.“코오롱등산학교는 한국등산교육의 살아 있는 역사라고 할
Issue Interview 세로 토레 초등의 진실을 밝혀온 롤란도 가리보티“진실을 말하는 능력이 등반력보다 더 중요” Rolando Garibotti 체사레 마에스트리의 1959년 파타고니아 세로 토레(3,128m) 초등 주장은 등산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건이다. 이 사건은 유럽 특히 이탈리아와 미국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 관심의 대상이다. 오랫동안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온 산악인 중 한 명이 최근 새로운 사실을 찾아낸 롤란도 가리보티(Rolando Garibotti, 이탈리아/미국,
방한 인터뷰 하드웨어의 명가 페츨 CEO 폴 페츨 “왜냐하면 가문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장비니까요!” 45년간 창의적인 장비 개발에 매진한 프런티어 글 · 임성묵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1930년대부터 클라이머들을 위한 신기재만을 생산해온 페츨사의 회장이 털어놓은혁신을 향한 열정과 새로움에 대한 끝없는 목마름,스스로 ‘기술자’를 자처하며 살아온 그는 무엇을 위해 그토록 끈질기게 외길을 달려왔는가.가슴을 터놓고 밝힌 굵직한 삶의 굴곡들과 성공의 조건-. 모든 사람은 대 로망의 주인공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거장은 물론 소시민들조차도
이 달의 포커스인 저자 김명준 ‘내겐 아직 실패할 수 있는 꿈이 많이 남아 있다’글 · 신영철 편집주간 사진 · 정종원 기자 조선호텔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다녀왔다.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 완등과 8대륙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재미산악인 김명준씨가 쓴 출간기념식이었다. 제한이 없는 인생이라…. 행사장에 걸린 '내겐 아직 실패할 수 있는 꿈이 많이 남아 있다'는 현수막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김영도 원로와 대한산악연맹 이인정 회장, 그리고 본지 홍석하
이 달의 포커스인마더스틱워킹 창시한 한국트레킹학교 교장 윤치술 “그리고 산을 어떻게 정복합니까?!”힐링산행으로 눈높이 등산교육 강조한 초야의 산악인 글 · 임성묵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걷는 법도 모르는데 뛰는 법부터 가르쳐서야 되겠느냐는 일갈. 자연을 접하는 이들이 많아진 요즘 어설픈 알피니즘보다 입산(入山)의 의미를 더욱 되새겨야 한다는 지론. 눈높이 교육을 줄곧 강조해온 윤치술씨가 털어놓는 인생사와 등산교육의 현실,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손에 잡히는 등산교육을 32년간 줄곧 강조해온 윤치술(54세)씨는 경기도 안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