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 습지에 등록된 화구호, 물영아리오름글 사진 · 이승태 편집위원 대대손손 제주에 뿌리내리고 살던 제주도민들에게 오름은 저마다 신들의 거처였다. 그래서 수많은 오름에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당(堂)이 세워졌다. 당이 있던 오름을 보통 ‘당오름’이라고 불렀다. 제주 곳곳에 당오름이 산재하는 이유다. 수많은 오름 중에서도 ‘영아리’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좀 더 특별하게 여겼다. ‘신령할 영(靈)’에 산을 뜻하는 만주어 ‘아리’가 붙은 말로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이다. 놀랍고 신비로운 화구호제주에는 영아리라는 이름이 붙은 오름이 몇 있
한라산과 제주 조망명소한라산 어승생악 글 사진 · 이승태 편집위원 해발 1,950m로 남한 땅 최고봉인 한라산은 그 품에 기생화산인 수많은 오름을 거느리고 있다. 한라산을 오르는 들머리 다섯 군데 중 한 곳인 어리목에도 당찬 산세를 보이는 오름이 있으니 ‘어승생악’이다. 해발 1,169m에 오름 자체의 높이가 350m인 어승생오름은 제주도에서 단일 분화구를 가진 오름 중에서는 가장 높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는 1.3km로 왕복 1시간쯤 걸린다. 임금이 타는 말이 태어난 곳제주도 전역에 걸쳐 368개나 되는 오름 대부분은 개인 소유의
태고의 신비 깃든 생태산행 1번지 강원도 인제군과 양구군에 걸쳐 있는 대암산(大岩山·1,304m)은 국내 최대의 자연 생태계 보고이다. 지형적·기후적 특성이 뛰어나 다양한 희귀식물들이 자생하며, 동식물의 남북한계·동서 구분의 현상이 나타나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정상은 통제구역으로, 서남쪽 솔봉(1,129m) 능선 코스만 산행할 수 있다. 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정종원 기자 대암산 솔봉을 오르내리는 등산로는 광치자연휴양림, 후곡약수터, 양구생태식물원 세 곳이다. 그중 취재진은 옹녀폭포를 지나는 광치자연휴양림을 들
강레아 갤러리 광양 매화 툭툭 터지는 봄의 탄성 사진|강레아 기자 광양의 매화가 튀밥처럼 활짝 만개했다. 흩날릴 듯한 꽃잎이다. 매화꽃망울이 툭툭 터지기 시작했다. 봄의 탄성인가. 섬진강이 몸을 푸는 그즈음 광양의 매화는 한창이다. 큰개불알풀꽃 뒤로 선 매화나무.
Season Special 신년일출 명산 대암산(1304m) 대암산이여, 어이 그리 멀기만 한가!광치자연휴양림~옹녀폭포~솔봉~용늪 앞~솔봉~생태식물원 19.3km글 허준규 기자 사진 정종원 기자 시인 조용미의 ‘푸른 달을 한 입 베어 물면’이라는 시를 읽다 마음이 가는 한 구절이 눈에 들었다.아무도 없는 산길을 걸어본 자는 알 수 있다숲의 밖으로 난 길이 사람을 다시산속으로 이끈다는 것을산길에 사람이 없다. 숲 밖으로 사람소리가 들린다. 걷는 자는 숲 밖을 한참이나 서성이다 고민 끝에 다시 산속으로 들어간다. 그가 산과 어울리기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죽변의 500년생 향나무는 울릉도에서 파도에 떠밀려온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예로부터 육지에서 울릉도 가는 뱃길이 대략 그 언저리 어디쯤에서 시작되었으리라는 짐작도 가능하다. 그러나 향나무가 지천으로 널려서 땔감도 향나무를 썼다는 울릉도다. 게서 떠나오며 누군가 500년쯤 전에 가져다 심은 것이라는 설에 더 믿음이 간다. 게다가 조선 태종 때 ‘공도(空島)’정책을 쓰면서 울릉도 주민을 모두 육지로 데려온 시기와 거의 일치하니 그 무렵쯤 향나무 한 그루 가져와 정성껏 심었으리라. 그러나 이제는 울릉도에서 향나무
1. 교육시간 2003년 6월 7일 (토)부터 매주 토요일 2. 촬영장소 전국 산악 일원 3. 참가자격 야생화 촬영 또는 탐사에 관심있는분 4. 모집인원 매회 선착순 10명 (교육비: 매회 3만원) 5. 참가신청 (02) 999-4006 야생화 촬영교실 담당자.
완연한 봄이다. 산과 들에는 꽃눈 잎눈이 다투어 터지고, 나무들은 파란 신록으로 봄 외투를 갈아입었다. 새들은 남쪽에서 날아와 수다를 떨고, 물고기들은 알을 낳기 위해 물 속에다 부지런히 집을 짓고, 땅속에서 맨 먼저 나와 기지개를 편 개구리는 벌써 올챙이를 보았다. 봄이 오면 봄 아닌 것이 없다. 봄날의 산사(山寺)는 어딜 가나 아름다운 생명들 속에 묻혀있다. 절에 가서 절만 하고 그냥 올 게 아니다. 훠이훠이 돌아다니며 꽃도 보고 새소리도 듣고 올 일이다. 이번 걸음은 전라도 고창 선운산으로 봄꽃기행을 떠난다. 선운산 봄꽃들
산은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을 통해 자기의 모습을 드러낸다. 천만가지 자연의 소리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전한다. 그래서 일찍이 자연의 소리를 신탁(神託)의 소리라고 했다. 인간은 겨울을 침묵의 계절이라고들 말하지만, 산은 겨울에도 침묵하는 법이 없다. 산은 앙상한 겨울 숲으로 내려와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거닐며, 나무 줄기와 가지를 스치는 바람소리로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이번 걸음은 에 한남정맥이라 나와있는 해발 650미터의 겨울 검단산(黔丹山) 을 찾았다. 검단산은 수도권에서 등반을 겸한 생태기행으로 알맞은 산이
한반도의 봄은 제주에서 올라온다. 2월이면 제주도의 봄은 바다 속에서 막 올라와 양지 녘에서 몸을 말리고 있는 해녀들처럼 곳곳에 싱싱하게 돌아와 있다. 굳이 동백이 아니더라도 여기저기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대자연의 갈채처럼 싱그럽다. 이번 걸음은 제주의 봄을 만나러 내려간다. 제주에서 출발하여 구좌-성산-서귀포-중문-산방산-송악을 잇는 남제주 해변은 한반도의 입춘 1번지이다. 섬을 일주하는 12번 국도를 타고 구좌읍 하도리에 이르면 난도라고 쓴 이정표가 길가에 서 있다. 그 길가에서 바지를 둥둥 걷고 건너갈 수 있는 거리에 손바
남한산성의 공식 명칭은 청량산이다. 「산경표」를 보면, 청량산(479m)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산과 마주한 한북정맥의 지붕으로 나와 있다. 한남정맥은 용인 시궁산을 거쳐 광주 땅으로 북상해 올라가면서 차례로 태화산-노고봉-백마산-검단산을 세워 놓은 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이르러 청량산이라는 맑고 깨끗한 산을 만들어 놓았다. 청량산은 경기도의 유일한 도립공원으로 서울, 성남, 하남, 광주, 과천, 의왕 등 수도권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청량산의 자연생태적 가치는 상당하다. 천년을 버티어 온 소나무 숲을 비롯해 다양한
'때묻은 우리네 삶 / 하루쯤 밀쳐두고라도 // 아지랑이 아른대는 / 강둑 길을 걸어보자 // 새 봄을 맞는 강물도 / 부풀어 있지 않느냐 // 일상의 궂은 일은 / 없었던 걸로 흘려놓고 // 끼루룩 물새울음 / 불빛이나 익혀보자 // 서투른 몇 줄 詩心도 / 반짝이지 않느냐 // 투망쳐 봄을 걷는 / 거룻배가 둥실떠듯 // 아득히도 그리운 이의 / 이름이나 외며 걷자 // 휘파람 / 저 환한 음색이 / 눈물 곱지 않느냐’ 박영식씨의 라는 작품이다. 굳이 봄일 필요는 없겠지만 사는 일에 부대껴 삶이 힘겨울 때
생태기행은 즐거운 환경교육 여행이다. 생태기행은 이론적이고 평면적인 환경교육에서 벗어나 생태현장을 직접 보고 느끼며 이를 토대로 생태계를 보전하자는 것이다. 최근 지리산의 댐 건설을 둘러싸고 온통 시끄럽다. 정부는 임천강 물을 막아 유용하게 쓰자 하고, 환경론자들은 지리산 생태계와 아름다운 풍광이 파괴된다며 댐 건설을 저지하고 나섰다. 이에 이번 생태기행은 댐이 들어선다는 임천강 일대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 첫 걸음은 지리산 기슭의 실상사다. 남원에서 도로를 타고 인월을 지나자 오른쪽 차창 밖으로 물 맑은 광천이 흐른다. 광
최근들어 생태맹(生態盲)이라는 말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 생태맹은 글자 그대로 자연생태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동식물을 몇가지 안다고 해서 생태맹을 깨쳤다고 할 수는 없다. 생태맹은 자연의 가치, 자연의 법칙, 자연과 인간의 관계,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 등등에 대한 감수성이 결핍된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생태맹은 교육 정도나 부의 축적, 산행 경력 등과는 관계가 없다. 9월을 맞아 아직도 여름기운이 남아 있는 거문도로 발길을 잡았다. 거문도는 여수가 첫 걸음이다. 여수는 오지랖이 넓어서 거문도
역사 깊은 안동은 어느 시인의 말처럼 어제의 햇볕으로 오늘이 익는 곳이다. 특히 안동에서도 하회마을은 '과거로써 현재를 대접하는' 역사와 문화의 꽃밭이다. 하회는 명당인 만큼 (地神)의 ㅋ텃세도 셌다. 먼 엣날 사람들이 들어가 터전을 닦으면 지신이 번번이 훼방을 놓았다. 대들보가 무너지는가 하면 샘이 뭉개지고, 때로는 돌림병이 돌아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을 지나던 한 스님이 방편을 일러주었다고 한다. 천 켤레의 짚신을 삼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적선을 하라는 것이었다. 스님이 시킨 대로 적선을 하자
속리산은 백두대간이 태백과 소백을 지나 월악산에 이어 우뚝 솟은 산이다. 속리산이라는 이름은 신라 말 최치원이 속리산을 찾아왔다가 읊은 '산비리속 속리산(山非離俗 俗離山, 산은 세속을 여의지 않는다 세속은 산을 떠나려 하는구나)'이라는 시에서 떠왔다고 한다. 속리산은 바위가 많아 풍수하는 사람들 사이에 선 불산(火山)으로 통한다. 속리산은 불의 산답게 봉우리마다 꽃같은 돌들이 횃불을 세운 듯 모여 있다. 불산들은 대개 물이 맑다고 한다. 실학자인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돌산에서 발원하는 맑고 찬물은 산을 감싸고 여덟 구비 아홉
일찍이 선인들은 해남을 ‘유형의 땅’이라 했고, 보길도를 ‘은둔의 섬’이라 했다. 이는 이곳이 야인들의 유배 장소로 때론 정변을 피하기 위해 숨어든 역사의 후미진 땅이기 때문이다. 보길도는 태백-소백-노령-무등-월출-두륜-달마-사자봉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이 바다를 건너 한 점 물방울처럼 튀어간 섬이다. 그 때문인지 보길도에는 해발 425미터의 격자봉을 비롯하여 광대봉과 망월봉 등이 거느린 산지가 총 면적의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길이란 이름에는 그럴싸한 사연이 있다. 옛날 영암에 사는 한 부자가 선친의 묘를 쓰려고
흔히 탐조는 겨울에 즐겨한다. 여름철새들은 군집생활을 하는 예가 적어 탐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로와 왜가리만은 예외이다. 백로와 왜가리의 봄 탐조는 겨울 탐조와는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우선 대부분의 서식지가 마을 가까이에 있어서 좋고, 가까이 접근해도 호들갑을 떨지 않아서 좋다. 더욱이 덩치가 크고 생김새가 뚜렷해서 쌍안경 없이도 탐조가 가능하며 날씨가 춥지 않아서 탐조하는 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백로와 왜가리 탐조를 위해 여주 신접리로 방향을 잡았다. 봄이 되면 봄 아닌 것이 없다. 신륵사가 가까운 여주 북내면
봄은 언제나 바다 건너 온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남녘의 봄이 올라오는 속도가 사람들의 걸음걸이와 거의 같다는 것이다. 가을 단풍이 남으로 내려가는 속도도 아마 비슷할 것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봄처녀 가을총각’이라고 했던가. 이번 생태기행은 땅끝고을인 해남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해발 7백미터 남짓한 두륜산 산머리는 아직 뽀오얀 눈을 이고 있지만, 가는 길목엔 봄빛이 완연하다. 버들개지는 개울마다 눈을 떴고, 동백은 나무마다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가을은 꼭대기서부터 시작되지만, 봄은 낮은 데서부터 먼저 임한
산과 들이 주홍빛으로 물들어가고 억새가 하얀 새품을 열기 시작하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억새 하면 영남알프스 만한 곳이 없겠지만 제법 걸음품을 팔아야 하고 산행인파 또한 만만치 않다. 호젓하면서도 힘들지 않은 여행 같은 이색 억새 산행지가 없을까. 답은 제주도 오름이다. 잠시만 차를 몰아도 이내 마주치는 쪽빛 바다, 어디에서건 바라보이는 한라산, 이 한라산과 해안 사이의 너른 산록에 점점이 박힌 360여개의 오름. 이들이 자아내는 이국적인 경관은 가을이 되어 억새 향연까지 곁들여져 제주는 가히 환상적인 여행 천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