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산·울산MBC 공동기획 허영호 & 임호신영철이 만난 사람, 산 2년차 본지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MBC ‘사람, 산’ 시즌2를 시작하며 영상의 지평을 넓히기로 했다. 국내의 산에 중점을 두되 세계의 산으로 볼거리를 확장하는 것이다. 첫 해외촬영 대상지로 ‘사람, 산’은 일본 북알프스에 다녀왔다. 부러웠다. 그리고 고마웠다. 부럽다는 것은 우리나라에도 해발 3,000m를 넘나드는 북알프스 같은 산군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점이고, 고맙다는 것은 ‘사람, 산’ 정예멤버인 스태프들이 힘든 촬영을 거뜬하게 마쳤
사람과 산·울산MBC 공동기획 15 비금도 신현한 PD & 가거도 박재원 이장 신영철이 만난 사람, 산바다는 섬을 품고, 섬은 산을 품었다. 본격적 휴가철을 맞아 본지와 MBC 공동기획 ‘사람, 산’은 다도해의 섬산을 찾았다. 남한 최초의 염전을 시작했다는 비금도의 그림산과 선왕산, 한반도 최서남단인 가거도의 회룡산과 독실산. 비금도 그림산에서 우리는 그림 속 풍경이 됐고, 가거도 독실산에서는 막막한 동지나해(東支那海)의 실체를 보았다. 짧지만 억센 섬 산행을 함께했던 사람들. 그들은 섬에 남고 우리는 해벽에 부딪쳐
한국 산악계의 미래를 묻다그 여덟 번째 | 김자인Ⅰ.김자인이 걸어온 산길“나의 클라이밍은 외롭지 않았다”챔피언이 아닌 완등에 도전한 13년 글 | 김자인(노스페이스) 사진 | 자료사진 첫 출전했던 월드컵대회를 아직도 기억한다. 2004년, 당시 나는 많이 어렸고 부족했으며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국내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첫 월드컵대회의 최종성적은 41위. 충격적인 예선탈락이었다. 그 순간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고 위로해 주었으며 다음 기회가 있다고 다독여주기도 했다. 당시의 좌절은 내 마음속에 큰 아픔으로 자리했으
[ Issue ] ▶ 에베레스트에서 벌어진 난투극 “그들은 나를 죽이려 했다”율리 스텍의 독일 시사지 인터뷰 기사 번역 정리|김영도 지난 4월 하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서 벌어진 난투극에서 셀파들이 스위스 산악인 율리 스텍(Ueli Steck)을 마구 때려 중상을 입혔다. 그의 말로는 셀파들이 난투극 도중 자신을 죽이려는 줄 알았다고 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기자가 율리 스텍과 나눈 이야기를 옮긴다. “상처야 낫겠지만 좀처럼 가실 것 같지 않다”기자: 2주 전 에베레스트에서 셀파 약 100명에게
[ Focus ] ▶ 창설 30주년 맞은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 이 시대를 밝힐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북한산 누빈다글|임성묵 기자 사진|주민욱 기자북한산은 그들로 인해 더욱 아름답고 더 안전하다. 북한산 경찰산악구조대가 창설 30주년을 맞았다. 1983년 4월3일 인수봉 조난사고로 7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한 달 뒤 창립한 구조대는, 강산이 세 번 변할 동안 총 3,856건의 구조활동을 펼쳐 지금까지 4,000여 명의 고귀한 생명을 구했다. 연평균 130명, 달로 계산하면 매월 10명 이상의 부상자를 북한산 각지에서 구조한 셈. 한 해 동
사람과 산·울산MBC 공동기획 14 허욱 & 전정순신영철이 만난 사람, 산 이번 MBC ‘사람, 산’은 청풍호반을 끼고 있는 제천의 산을 찾았다. 그리고 산부자 동네 거창으로 이어졌다. 방송 1년을 지나며 느끼는 점이 있다. 산에 대해 많이 아는 전문가연 하는 시건방에 대한 준엄한 자기검열이 그것이다. 오지의 때 묻지 않은 무수한 산과 암릉들을 만났다. 제천의 산은 청풍호(水)와 바위(石)가 어우러져 말 그대로 ‘수석’이었고, 거창의 그윽하지만 도도한 산은 접근부터 쉽지 않기에 은둔의 비경이었다.글|신영철 편집주간 사
박종석의 그림여행 고 서성호·박남수 추모 영혼을 위한 기억의 파편들그림 글|박종석 오래 전 결혼할 때 나머지 삶을 함께할 아내에게 선물한 것이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이다. 내용은 ‘보다 충만한 삶-진정한 혁명을 위해, 작은 애벌레 한 마리가 알을 깨고 나와 생각하고 고뇌하며 삶에는 무엇인가 보다 충만된 것이 있음을 느끼고 궁리하는, 그러나 어느 순간 모든 것을 포기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은 독자들에게 상상하도록 끝을 맺는다. 후기에 작가는 말한다. 한 권의 책을 엮어내는 데 많은 사람들
한국 산악계의 미래를 묻다그 일곱 번째 | 박희용Ⅰ.박희용이 걸어온 산길‘나의 등반=못 먹어도 Go!’ 될 때까지 Keep Going On글 | 박희용(노스페이스) 사진 | 자료사진 1998년의 봄, 등반을 만나다문경 촌놈이었던 나는 17살이 되던 해 구미전자공고에 입학하면서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학교 건물 외벽에 설치된 작은 암벽과 처음 대면한 무지한 촌놈은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걸 올라보고 싶어서 산악부에 가입했다. 유독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 탓에 산악부 생활에 더욱 빠져들었다. 좁은 텐트에서 뒤엉켜 자는 것도 좋았고
한국 산악계의 미래를 묻다그 일곱 번째 | 박희용Ⅱ.임성묵이 묻고 박희용이 답하다 “챔피언보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죠!”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종합우승은 무엇인가?글 | 임성묵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장대한 골격이 아니다. 그럼에도 유색인종 최초로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에서 종합우승을 이룬 그의 전무후무한 공적의 본바닥은 무얼까. 새삼스런 궁금증이 난데없지만 울근불근 도드라진 근육 없는 박희용을 상상하기란 어렵다. 막내동생 상(狀)을 한 귀염성 있는 얼굴과 더불어 탄탄한 몸매여서 사진발이 늘 좋다. 아니할 소리로 비주얼 갖춘 등반가의
한국 산악계의 미래를 묻다 그 여섯 번째 | 손상원Ⅰ.손상원이 걸어온 산길 “등반은 치열한 삶의 다름 아니기에…”한국 자유등반을 앞장서 이끈 18년…제2의 도약은 이제부터글 사진 | 손상원(산악인) 1995년~2002년, 인간의 오름 본능 자극하는 바이오그라피 완등수성중학교 레슬링부원으로 활동하던 나는 1995년 집 앞에 있던 대구클라이밍센터의 문을 두드리며 오름 인생을 시작했다. 지나고나서 생각하니 그건 운명이었다. 홀드를 잡을수록 클라이밍의 매력에 더욱 빠져든 나는 결국 레슬링부를 탈퇴한 후 등반에 매진하기로 결심했다. 이정옥씨
사람과 산·울산MBC 공동기획 13 차진철 & 김웅식신영철이 만난 사람, 산 숲이 수런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동면에서 깬 나무들과 봄의 산이 품은 온갖 생명들이 물을 길어 올리는 소리. 산자락에서 시작한 봄은 그렇게 시나브로 산정까지 번졌다. 초록물감을 풀어 놓은 연둣빛 신록 사이로 버짐처럼 하얗게 번진 산벚꽃이 그렇고, 연분홍빛 진달래 역시 그렇다. 구미 금오산, 현풍 비슬산, 보은 속리산과 구병산도 꽃 잔치로 난리가 났다. 상복 터진 울산MBC 이 또 공로상을 받은 것을 축하라도 해 주듯.글|신
자연과 예술_충북 진천 산골에 사는 목판화가 김준권 그림에 취한 마초 글 | 박원식 사진 | 주민욱 기자 산골짝으로 가는 길이 환하다. 희거나 노란 봄꽃들이 초롱처럼 밝아서. 어느 시인은 꽃 핀 나무들의 괴로움을 노래했지만, 무릇 피어남이란 여지없는 절정이라서 극렬하게 눈부시다. 홀로 서서 닦아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나무를 다시 여겨보지 아니할 도리가 없다. 꽃향은 길 내내 물살처럼 남실거린다. 길의 끝, 옴팡진 산 둔덕에 들어앉은 목판화가 김준권(57세)의 거처도 꽃대궐이다. 충북 진천군 백곡면 사송리다. 김준권은 지난 한 시대를
한국 산악계의 미래를 묻다 그 다섯 번째 | 이명희Ⅰ.이명희가 걸어온 산길“여성 등반가 아닌 등반가로 남고 싶었다!”카라코람·알프스·남미 암탑 누빈 여성 거벽등반가글 사진 | 이명희 산악인 1992년~1999년, 선인봉서 앨캡 노즈로산을 좋아하던 여고생이었던 나는 1992년 친구와 북한산 백운대를 오르다가 거짓말처럼 솟은 인수봉과 처음 대면했다. 거대한 암봉 자체도 매력적이었지만 바위에 붙어 개미처럼 꿈틀거리며 올라가는 것이 사람이라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온몸에 소름이 돋게 하는 클라이머들을 눈앞에서 목도한 순간 등반에 대한 호기
사람과 산·울산MBC 공동기획 12 이한구 & 박준기신영철이 만난 사람과 산 통영을 일컬어 ‘한국의 나폴리’라고 부른다. 그만큼 풍광이 뛰어나다는 은유대로 봄 바다는 햇살을 튀기며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푸른 봄 바다는 마치 호수 같았고 무수한 섬이 연꽃처럼 돋아나 있다. MBC의 스태프들을 만나기로 한 가오치 선착장으로 가는 길엔 제철을 만난 진달래 분홍빛 꽃망울 잔치가 벌어졌다. 문득 나폴리를 ‘이탈리아의 통영’으로 부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글|신영철 편집주간 사진|정종원 기자 봄 바다 섬, 산
People한국대학산악연맹 신임 회장▶▶ 정영목 다양성 속에서 패러다임 바꿀 때글|장보영 기자 사진|정종원 기자 정영목 신임 회장(서울대 서양학과 교수)이 3월 7일부로 한국대학산악연맹을 이끈다. 유년의 꿈이 소설가였다는 그에게 산은 그림이면서 시였고, 산을 향한 그의 오름짓은 한 편의 연극이었다. 1973년 동국대 국문과에 입학하면서 산악부에 입회했다. 자연스럽게 연맹 6기가 됐다.유신 이후의 어수선하고 불안한 사회 분위기를 틈타 그는 산악부 부원들과 어울려 걸핏하면 산으로 갔다. 문득 1년 동안 산에서 잠을 잔 날을 세어 보니
한국 산악계의 미래를 묻다 그 네 번째 | 박정헌 Ⅰ.박정헌이 걸어온 산길 넘고 싶은 건 나였다”한국 고산거벽 등반 앞서 이끈 기린아글 사진 | 박정헌 산악인 박정헌(43세)대한산악연맹 이사히말라야 X 아트 갤러리 관장 1989년 초오유 동계 남동벽 등반1994년 안나푸르나(8,091m) 남벽 한국 초등, 세계 3등.1995년 에베레스트(8,848m) 남서벽 한국 초등, 세계 3등.1996년 초오유(8,201m) 등정, 시샤팡마 중앙봉 알파인스타일 등정.1997년 낭가파르바트(8,125m) 등정.1999년 K2(8,611m) 토모체
자연과 예술 강원도 홍천군 홍천강변 숲속에 사는 김규현 눈 감지 않는 물고기처럼글 | 박원식 사진 | 주민욱 기자 3월. 초봄이다. 천지가 설렘으로 들썩인다. 그러나 강원도 홍천 산중엔 아직 겨울이 남았다. 산기슭 잔설로 남은 겨울이 애착처럼 보챈다. 계절도 뒤를 돌아보는 눈을 가졌을까. 봄과 겨울이 짬뽕된 이 산중에 미묘한 우수가 서린다. 나무들은 핼쑥하여 겨울나기가 고역이었음을 기별한다. 지척에서 흐르는 홍천강 푸른 수면으론 산그림자 어리는 것 같지만, 골을 휩쓸고 불어온 바람에 이내 흩어진다.강변 숲속에 집이 있다. ‘수리재(
사람과 산·울산MBC 공동기획 11 김미경 & 이기열신영철이 만난 사람, 산 어느 코미디 프로그램인가 이런 유행어가 있었다. “아이고, 이 놈의 인기”.울산 MBC와 본지가 공동 기획한 이 방송이 중반을 넘어서자 예상치 못한 현상이벌어지기 시작했다. 연출상과 촬영상을 휩쓸더니 MBC 본사 정규프로그램으로 승격되었다. 그것뿐일까.지방계열사 7군데와 수도권을 커버하는 OBS의 동참, 국회방송 같은 케이블방송까지 거들고 나서재방송까지 틀어대니 시나브로 애청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이다. 글|신영철 편집주간
아디다스 클라이머 부산 락오디세이 클라이밍짐 대표 김영화 현재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 배불리 먹지 말자, 쌓아둔 돈은 내 것이 아니다, 있을 때 잘 쓰자 경찰 간부직 사직하고 암장 차려…여러 사람과 등반가치 공유하고파 글|윤성중 기자 사진|유원일 기자 협찬|아디다스 2005년 12월. 울산 울주경찰서 강력팀장 김영화 경감은 악명 높은 절도범을 추적하고 있었다. 범인은 김영화 일행이 따라붙었다는 것도 모른 채 고속도로 휴게소로 들어갔고 독안에 든 쥐라 여긴 김영화는 여기서 범인을 체포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낌새를 챈 범인은 차를 버려
격정 인터뷰_라인홀드 메스너 “본대로 느낀대로 썼을 뿐 불교와는 아무 상관없다”‘살아 전설이 된 산악인’ 라인홀드 메스너 글 사진|신영철 편집주간ㆍ메스너 박물관 유럽의 겨울은 황량했다. 이탈리아 베로나역에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로 가는 기차는 국경 근처 볼자노역에 나를 데려다 줄 것이다. 기차는 아디제 강 옆의 질펀하지만 앙상한 포도밭을 끼고 달렸다. 강 건너 겨울의 황량한 색감이 덧칠해진 석회암 수직 바위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슬그머니 차창 밖으로 나타난 산줄기는 점점 높이를 더해가 급기야 병풍처럼 어깨를 걸고 솟아 있다. 남티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