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의 요새, 푸세티 비아 페랏따를 오르다! 글 사진 · 임덕용(꿈속의 알프스 등산학교) 제1차 세계 대전 중 삿쓰 디 스트리아 봉(2,477m)은 전쟁 초기부터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군대의 매우 중요한 거점이었다. 삿쓰 디 스트리아 봉(Sass de Stria)에 대한 이탈리아군의 공격은 코르티나 주변 계곡에서 시도된 최초의 전투였고, 고지 점령을 위해 그만큼 치열했다. 매우 높고 교통의 요지를 다 내려다 볼 수 있는 이 봉우리에 오스트리아군은 전쟁 중에 500m 길이의 동굴을 뚫고 적 이탈리아군을 저격할 창문을 만들어서 저격병
두 주먹 불끈 쥐고, 어금니 꽉 깨물고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주민욱 객원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비알’은 ‘절벽’을 뜻하는 경기도 방언이에요. 그래서 돌비알은 ‘절벽 끝의 바위’라는 의미를 갖습니다.”들머리에 취재원이 모였다. 강인한 눈빛의 신하섭씨와 눈웃음이 사랑스러운 우연재씨, 그리고 연재씨의 자일파트너이자 연인인 박재형씨가 서포터로서 오늘 등반을 함께한다. 세 사람은 모두 30여 년 역사의 돌비알산악회 소속이다. 기수는 다르지만, 모두 코오롱등산학교 정규반을 수료했으며, 당시 담임이었던 돌비알산악회의 박태원 강사와 차
그저 벽에 함께 매달려 있다는 즐거움에 하나가 되다!Via isola di nagual Pale delle lastiele 글 사진 · 임덕용(꿈속의 알프스 등산학교) 사람에게는 세 가지의 운(運)이 있다고 한다. 천운(天運), 지운(地運), 인운(人運)이다. 천운은 하늘이 정해준 운으로 부모 자식이나 남녀 성별을 정해주는 바꿀 수 없는 운명이다. 지운은 타고난 재능을 뜻한다. 그런데 아무리 천운과 지운을 잘 타고 나도 마지막 인운을 잘못 만나면 삶이 힘들어진다고 한다.인운은 사람 복을 말한다. 인생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내 인생
가르다 호수를 향한 시원스런 오름짓Via Re del Lago, Cima Capi비아 레 델 라고, 치마 까삐글 사진 · 임덕용(꿈속의 알프스 등산학교) 호수는 바다나 강보다 대부분 매우 잔잔하다. 그런 호수가 꿈에 나온다면 그 꿈은 대부분 자신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꿈이다. 중요한 점은 꿈속의 호수가 어떤 상태였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호수가 잔잔하고 거의 파도도 없는 상태였다면 마음도 평온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만약 호수가 아름답고 반짝이는 꿈이라면, 희망적이고 발전적인 마음의 모습이라고 한다. 반대로 호수에 거센 파도가 일
청보리밭 너머 연둣빛 사랑이 방울방울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주민욱 객원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오랜만에 할매바위를 찾았다. 고창에 올 때마다 한 번씩 들려야 겠다는 마음이지만, 막상 고창에 오면 근처의 선운산을 찾느라 괜히 발걸음이 뜸해지는 곳, 자주 찾지 않아도 늘 그 모습 그대로 무탈하게 있을 것만 같은 곳, 편안하고 무난하여 언제든 쉬어가기 좋은 곳, 뭇 클라이머들이 기억하는 할매바위의 이미지다. 바위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없지만, 할매바위는 이름대로 괜히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하지만 언제나 반겨주는 마음 따뜻한 할머니
등반 본연의 자유로움을 찾아서 글 · 최석문(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사진 · 주민욱 기자 신선대 암장이 좋다는 지인들의 많은 글을 보았다. 하지만 바위의 느낌이 어딘지 끌리지 않아 찾게 되진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우연히 신선대 암장을 방문하였다. 그리고 필자의 안목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두 차례 신선대 암장을 다시 찾아 등반하며 이곳의 좋은 루트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여기서 ‘좋은 루트’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먼저 밝히는 바다. 필자와 등반성향이 다른 사람은 동의하지 않을
아찔한 발끝과 간절한 손끝의 맛! 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역사와 문화가 풍부한 예산 가야산(伽倻山·677m)에 명품 등반지가 탄생했다. 해발 약 600m 고지의 웅장한 암릉에 개척된 예오름암장은 높이 약 20m, 넓이 약 20m의 제1암장을 중심으로 우측으로 제2암장, 제3암장이 연달아 있으며, 난이도 5.9~5.12a의 20여 개 루트가 개척되었다.전통등반의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예오름암장은 가야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리지 등반 루트(스산가는 길, 5p, 5.11c)를 포함해 재밍과 레이백을 연
그 겨울, 원주의 낭만을 찾아서 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원주를 찾은 1순위 목적은 암벽등반이었다. 취재 전 일주일은 내리 낮 기온이 영상을 웃돌았고, 칠봉밸리암은 고르고 고른 ‘어프로치가 짧고 해가 잘 드는’ 겨울 등반지였다. 전국적으로 첫눈이 내린 다음날, 휴대용 난로와 핫팩, 온수와 방한복까지… 단단히 준비를 하였으나, 갑작스레 불어닥친 한파주의보는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 새롭게 탈바꿈한 칠봉밸리암“우와, 정말 닮으셨어요.”동글동글 귀여운 외모의 풋풋한 대학산악부 커플이 이번 취재에 함께한다
눈 꽃길만 쉬지 말고 걸으소서! 글 사진 · 임덕용(꿈속의 알프스 등산학교) 6살의 어린 남자가 백운대에서 건너편 인수봉을 처음 보고 첫눈에 반한 건진 모르겠다. 그때는 어땠나? 자꾸만 생각이 나고, 생각나면 또 너무 보고 싶었고,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던 충격과 설렘, 깨끗한 바위에 거미처럼 붙어 있던 몇 명의 인간들을 눈을 몇 번이고 의심하며 바라보았다. 소년시절 클라이머의 꿈집에 와서 밥을 먹을 때도 좋아하던 그림을 그릴 때도 눈앞에 벽에 붙어 있던 사람들이 보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왜 그 사람들은 안 떨어지고 올라
재밍, 레이백, 재밍, 레이백! 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그 유명한 코너크랙을 드디어 가보는군요! 들머리에서 얼마나 걸리나요?”“워워, 기자님 진정하세요. 인수봉 어프로치의 1.5배는 되는 것 같아요.”선인봉은 다양한 스타일과 난이도의 크랙 루트가 많다. 그중 대표적인 루트인 코너크랙(5.10b)은 선인봉 우측의 수직 크랙으로, 유려한 등반선을 자랑한다. 좌측의 고난도 오버행 크랙인 남측오버행(5.11c)과 함께 등반성이 뛰어난 명품루트로 알려져 있으며, 루트 앞의 깎아지른 절벽은 일명 ‘타이타
크랙에 목마른 등반가는 바위선을 지나치지 않는다! 글·최석문(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사진·주민욱 기자 인수봉 전 루트가 사람들로 가득해도 숨은벽에서는 등반하는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아마도 접근이 더 어렵고, 슬랩이나 페이스보다 크랙의 등반선이 많아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것 같다. 호랑이굴을 지나자 우측으로 숨은벽 능선이 이어졌다. 반대편 백운대 북면에는 단풍이 제법 물들어 있었다. 이번 취재는 2017년에 새롭게 개수한 숨은벽 10번(넷이 하나 되어)이다. 숨은벽은 이전에 본지에서 한 번 소개된 적이 있지만, 새롭게 알게 된
너와 나의 바위 이야기 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왜 이리 낯이 익지? 어디서 봤더라~ 혹시 청송 드라이툴링 대회 나가지 않았었나?”“네 맞아요! 몇 년 전에 출전했었는데, 기억하시네요!”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설악산, 단풍놀이 인파를 피하고자 새벽녘부터 부지런히 움직인 취재진. 아직 어둠이 깔린 이른 아침에 취재원들이 모였다. 오늘 취재를 함께하는 클라이머는 이지은(손정준클라이밍연구소)씨와 이주용(서울볼더스)씨. 취재원 간에 초면인 터라 출발 전 자기소개의 시간을 갖는다.주민욱 기자가 이지은씨의
한국의 명품 리지 5선 글 사진 · 사람과 산 편집부 1. 북한산 숨은벽 리지좌인수 우백운 거느린 북한산 리지 1번지 숨은벽 리지는 원효 리지, 만경대 리지와 더불어 북한산 3대 리지 중 하나이다. 서울 강북구나 노원구에서 바라보면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에 마치 까까머리 같은 작은 봉우리를 볼 수 있는데 이 봉우리가 바로 숨은벽 리지의 정상이다.숨은벽이라는 이름은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그저 산악인들이 붙인 바위의 이름으로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숨어 있는 벽’이라는 의미이다. 숨은벽계곡에서 바라보이는 80m 수직암벽이 숨은벽이
난쟁이 왕과 밀레 공주의 사랑 깃든 장미공원 글 사진 · 임덕용(꿈속의 알프스 등산학교) 장미공원 로젠가르텐의 중급 코스 마제레 리지 등반장미 공원의 로젠가르텐(Rosengarten, 이탈리아어 Catinaccio)은 난쟁이 왕 라우린과 밀레 공주의 슬프며 아름다운 전설이 깃든 산이다. 16세의 소녀 자다(Giada), 디아나(Diana), 실바노(Silvano), 빠올로(Paolo)는 8km의 거대한 암군을 형성한 로젠가르텐의 가장 대표적이며 쉬운 루트인 로다 디 바엘/로트봔트(Roda di Vael/Rotwand) 비아 페랏따
무더운 여름…우린 폭포하강을 한다! 폭포하강은 등반의 새로운 세계다. 짜릿한 여름을 만끽하는 이색 레포츠다. 본지는 2019년 10월호부터 3회에 걸쳐 ‘설악산 폭포하강’을 지면에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그 주인공들 ‘설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회원들과 함께 정선의 백석폭포를 찾았다. 무더운 여름 폭포수에 뛰어든 그들의 모습에서 뜨거운 도전과 열정이 느껴졌다. 글 · 강윤성 편집장 사진 · 정종원 기자 “이번 주 비가 많이 내릴 예정이라 백석폭포가 장관일 것 같습니다. 25일 토요일에 동행취재 가능할까요? 백업도 하고 빌레이도 보
더없이 아름답고, 격하게 반갑구나! 글 · 최석문(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사진 · 주민욱 기자 등반을 시작하고 올해같이 길고 긴 장마는 없었다. 다시 말해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등반을 못 한 날이 많았다는 것이다. 주말을 기다리는 보통의 등반가들에게 주말에 비 소식만큼 우울한 소식이 없을 것이다. 주말이 다가오면 어디로 등반을 떠날까 계획을 세웠다가 막상 비가 온다는 소식을 접하면 주말에 무엇을 해야 할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다.또 다른 주말을 생각하며 인내심을 발휘하곤 하지만 몇 주 연속으로 등반을 가지 못하자 서서히 인내의 한계
굳이 묻지 않아도 그냥 느낄 수 있었다 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유난히 눈에 띄었다. 함께 하늘을 날고, 물속 깊이 들어가고, 산과 바위를 오르는 두 사람의 행보를 SNS상으로 지켜본 지 오래, 분명 여느 연인들과는 달랐다. 박호영·유난희씨는 부부의 연을 맺은 지 갓 1년이 된 신혼이다.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이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클라이밍, 두 사람은 최근 각각 고창 선운산의 Speed(5.13a)와 Zoo(5.12a)를 끝내며 남편은 일명 ‘써틴클라이머’, 아내는 일명 ‘
붉은 파도가 친다 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국내 해벽 중에는 아마 가장 규모가 클 거야. 근처의 포항이나 사천 해벽도 가덕도에 비할 수 없지.”부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경남지역 최고의 해벽등반지라 불리는 가덕도, 이전에 수차례 가덕도 취재를 다녀온 주민욱 기자가 등반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푸른 바다와 파도 위 빌레이가 유명한 가덕도로 가는 길, 비행기 창밖으로 펼쳐지는 새파란 하늘이 오늘 촬영의 기대감을 높인다.“부산 대표 미남 미녀 클라이머를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부로네 비아 페랏따 등반 글 사진 · 임덕용(꿈속의 알프스 등산학교) 몇 년 전인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는 동근(아들)이와 등반 초입에서 포기한 부로네 비아 페랏따(Burone Via Ferrata) 등반을 나섰다. 당시 무더운 여름날 군용 바지에 군용 벨트와 군용 수통을 허리에 꽉 맞게 차고 등반용 안전벨트를 그 위에 다시 차고 급경사의 벽을 급하게 오르려 했으니 숨도 너무 차고 배가 아파진 게 충분히 이해가 되어 아쉽지만 하산을 했었다. 인디애나 존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협곡길이제 비아 페랏따 등반에 동근이
오름짓? 날갯짓? 의암호를 비상하다! 삼악산과 의암호가 빚어내는 비경 속에 춘클리지가 있다. 청춘의 추억이 깃든 춘천 강촌이다. 등반 내내 의암호의 짙푸른 물결이 한눈에 펼쳐진다. 게다가 접근이 수월하고 호반 위로 곧추선 암릉의 오름짓은 짜릿하고 시원스럽다. 두 팔을 활짝 벌려 날갯짓이라도 하면 호반 위를 나는 한 마리 새나 다름없다. 가히 환상적인 암릉이 아닐 수 없다. 글 사진 · 강윤성 편집장 춘천 강촌으로 간다. 7월 11일 오후 8시. 외곽순환도로를 빠져나가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탄다. 꽉 막힌 반대편 차선과 달리 고속도로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