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김경수 편집위원-조종복 편집위원의 개인사정으로 두 달간 편집부에서 기사를 올립니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산 174-3에 있다. 입구에 소개한 글에 따르면 철원 한탄강 하늘길(순담-드르니)은 연장 3.6km, 폭 1.5m로 한탄강의 대표적인 주상절리 협곡과 다채로운 바위로 가득한 순담계곡에서 절벽과 하늘을 따라 걷는 잔도로 아찔한 스릴과 아름다운 풍경을 동시에 경험하는 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리고 철원군 문화관광 홈페이지의 소개글에 따르면, 2020년에 유네스코 세계지
가느다란 물줄기 한 가닥이 수직으로 떨어진다기보다 오색 깃발의 타르초처럼 흩날리는 비폭(飛瀑)을 지나, 쑥 앞으로 기울어 들이덮칠 칼벼랑 밑을 후딱 잰걸음으로 통과하자 한 마을이 나타난다. 느긋이 좌우로 에굽는 길 왼쪽에 쀼죽쀼죽 거친 막돌을 쌓아 올린 돌담이 꺼무트름하고, 오른쪽엔 글자 하나하나가 한 아름의 뭉우리돌 크기로 뭉글거리는 마니석이 희끗희끗하다. 쿰부의 찬바람을 막아 주리만치 높지는 않은 돌담은, 여리고 무른 발바닥의 먼뎃손들을 위해 히말라야인들이 너덜길을 비단길로 만드느라 그러모아 쌓은 거 아니겠나.벵칼(Benkar)
글 사진 · 박기성 편집위원 철원에는 미세먼지의 장막이 드리워져 있었다. 고구려는 철원(鐵圓), 신라는 철성(鐵城), 고려는 동주(東州), 조선은 철원(鐵原)으로 불렀던 데로 남북전쟁 이후에는 철의 삼각지대로 일컬어지는, 범상치 않은 고을이다. 여기는 언제 찾아도 이방의 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주영의 소설 처럼.“주인공 ‘나’와 방송국 직원인 박삼재는 우연히 강원도 철원군에 있는 고석정으로 향하는 여행길에 오른다. ‘나’는 7년 전 가보았던 철원을 오롯이 기억한다고 생각하지만 여행길은 순탄하지 않다. 고
글•사진 임덕용 EU주재기자 Foto.APT Val di Fassa 1914~1918년, 제1차 세계대전 투어 격전지를 걷는 것도 좋지만 겨울철에 스키를 타면서 도는 것도 제맛이다. 얼마나 멋지고 환상적인가. 유네스코 자연 유산 (2023년 12월 26일)에 등제된 돌로미티 자연과 역사상 전쟁의 참혹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오스트리아, 헝거리, 이탈리아의 치열했던 산악 전투를 반성할 수 있는 역사 공부도 된다. 3국의 산악 부원들과 스키 부대원들의 격전지였던 카이저예거 “피의 산”인 꼴 디라나 COL di Lana 를 돌아본다. 이 스
글• 이재호 기자 사진• 정종원 부장 사진협찬• 레드페이스 그날따라 태양이 가까워 보였던 건 기분 탓이었을까? 한겨울이라고 부르기엔 동장군의 기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온화한 아침이었다. 전날부터 연일 이어진 포근한 날씨에 얼음이 녹진 않았을까, 괜한 걱정이 몰려왔다. 모이기로 한 오전 8시의 건국대 앞은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수많은 인파에서 어떻게 서로를 발견할까 고민하던 중, 눈에 띤 박지민씨(한국외대산악부)와 강준아씨(서울농대산악부)의 모습은 내 걱정을 흔적도 없이 날려버렸다. 코트와 패딩의 홍수 속 얇은 재킷은
사진 • 유옥근 작가 작가 류옥근 약력한국사진작가협회정회원충남 사진대전 초대작가 전국심사위원논산놀뫼산진회 회장역임라이카사진회 회장역임
글•사진 김규만 편집위원 #다시 못 올 그리운 순간이었다.이제 ‘자전거를 탄 북방순례’를 마무리한다. 추억의 시간으로 돌아갈 것이다. 지나간 여정은 인천에서 노보시비리스크를 거쳐 저녁에 모스크바에 도착해 1박했다. 붉은 광장과 크렘린, 굼백화점, 볼쇼이극장 등을 관광하고 우주벡 식당을 갔지만 음주가 불가, 조지아 식당에 가서 Vodka를 마시며 저녁 만찬을 했다. 모스크바에서는 우즈벡식당과 조지아식당이 제일 맛집으로 알려져있다. 그날 밤 1백년도 더 된 심야 침대 화살열차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갔다. 그곳에서 예약해 둔 9인승
글•사진 임덕용 EU주재기자 Fotocredit: vagardena.it 삿쏘룽고(본지 10월, 11월, 12월호에 소개한 암군) Sassolungo 그룹의 봉우리 덕분에 깜삐뗄로Campitello는 주요 관광 센터의 중심지에 있다. 카나제이 Canazei와 같이 돌로미티 3대 미 마을에 속하며 돌로미티 마을의 모든 매력을 갖추고 있는데 돌로미티의 발코니라고 불리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마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꼴 로델라Col Rodella(2,480m)까지 올라가서 삿쏘룽고와 셀라 암군, 건너편으로는 돌로미티 최고봉 마르
글 •이재호 기자 사진• 정종원 부장 사진협찬• 레드페이스이상하다. 일찍이 눈도 내렸고 높은 산들은 이미 상고대를 피우기 시작했는데, 왜인지 온화한 기온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아직 설산을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산길을 걷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 아니겠는가! 겨울치고는 온화한 기온, 눈이 쌓이지 않아 미끄럽지 않은 등산로 그리고 땀이 날만 할 때면 어김없이 불어오는 찬 바람은 움츠려있던 사람들에게 서둘러 산으로 떠나라고 속삭이고 있는 듯했다. 그 속삭임만을 기다리던 우리는, 이미 잔뜩 싸놓은 배낭을 메고 어김없
사진 · 류옥근 작가작가 약력한국사진작가협회정회원충남 사진대전 초대작가전국심사위원논산놀뫼산진회 회장역임라이카사진회 회장역임
글•사진 임덕용 EU주재기자 Fotocredit: vagardena.it 해발 3,025m에 위치한 사스 리가이스(Sass Rigais) 정상을 오르는 것은 돌로미티의 새롭고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푸에즈 오들러 Puez-Odle 자연 공원에서 사스 리가이스 Sass Rigais를 자주 보아왔지만 발 가르데나 Val Gardena를 통해 오르는 것은 독특한 경험이었다. 오르티세이 Ortisei의 세체다 Seceda를 백 번 넘게 한국 분들을 모시고 트레킹 가이드를 하면서 여기에 있는 비아 페라타를 등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지 오래였다.
글 이재호 기자 사진 정종원 부장 협찬 레드페이스 전날부터 새벽까지 이어진 비로 아침부터 꽤 쌀쌀한 바람이 불어왔다. 엷게나마 우리를 덥혀주던 가을 온기는 빗방울에 모두 씻겨 내려간 듯하다. 추워질 날만 남은 지금, 늦가을의 볕이 주던 따스함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흰 눈이 바위와 나무를 덮기 전, 우리는 사라져가는 낙엽 내음을 맡기 위해 서둘러 불암산으로 향할 짐을 꾸렸다. 정상의 큰 바위가 부처의 얼굴을 닮아 불암산이라 이름 붙여진 산은 509.7m의 높이로 서울과 남양주에 걸쳐있다. 이름에 걸맞게 산 곳곳에는 절과 불상이 가득
글•사진 천안주재 류재호기자 동산(895.5m)은 충북 제천시 금성면과 단양군 적성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북쪽으로는 적성산(830m), 마당재산 (661.2m), 호조산(475m)에서 산줄기를 잇고 남쪽으로는 금수산(1,016m)에 이른다. 산자락에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 무암사가 있으며 무암사에는 두 개의 부도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소의 부도로 죽은 소에서 나온 사리를 보관하고 있다 한다. 이야기인즉 무암대사가 무암사를 세우려고 나무를 잘라 힘겹게 나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커다란 소 한 마리가 나타나 목재
글•사진 조종복 편집위원 길은 끝없이 뻗어나가 다른 길을 부르며 나뉘지만, 뻗어나가는 그 길에 시작과 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길을 나설 때 그곳이 길의 시작이고, 걷기를 멈추면 거기가 길의 끝이다. 세상에는 참 많은 길이 있다. 날짐승과 길짐승들이 제 몸을 밀고 나아가 만든 오솔길에서부터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동력이 되어 개척된 하늘길, 바닷길까지. 지구상의 길들을 모두 땅 위에 표시한다면, 그 궤적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삶의 흔적과 다름없다. 살아있는 것들은 계속하여 길을 나설 것이므로 앞으로도 길은 지속적으로 확장
글•사진 임덕용 EU주재기자 Fotocredit: vagardena.it 2021년에 만들어진 삿쏘룽고 비아 페라타 “포르첼라 디 삿쏘롱크” Sassolungo via ferrata "Furcela de Saslonch"는 확 트인 전망과 쉬운 어프로치와 하산 방법으로 기분 좋게 다양한 다섯 손가락 봉을 감싸며 500m를 올라가는 멋진 루트이다. 어린이들과 가족 등반하기에는 조금 어렵지만 성인들에게는 매우 신선한 새로운 돌로미티의 명품 페라타가 생겼다. '옥골선풍(玉骨仙風)'은 무엇보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표현이 담겨 있는 성어이다.
글 이재호 기자 사진 정종원 부장 협찬 레드페이스 완연한 가을이다. 세상이 위에서부터 천천히 물들고 있다. 북한산도 이제 차례가 되었는지, 산의 끝자락부터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선선한 바람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하늘은 산을 찾는 등산객들을 반겨주고 있었다. 물적으로나 심적으로 우리를 채워주는 풍요의 계절인 가을이지만, 이름에 걸맞지 않게 요즘의 가을은 너무나도 짧다. 특히 가을이 산에 머무르는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언제 어떻게 떠나갈지 모르는 북한산의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우리는 서둘러 만경대로 떠났다
글•김동규(경희대 산악회 OB) 사진•우제봉((주)한진관광). 남알프스의 첫 번째 거점마을은 히로가와라(広河原)이다. 좁은 계곡을 타고 흐르는 노로가와(野呂川)의 강물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곳으로 안내 센터 건물과 버스 정류장 터를 제공하고 있다. 호오산(鳳凰山) 들머리가 되는 야사신 고개, 가이고마가다케와 센조가다케의 들머리가 되는 기타자와(北沢) 고개, 아이노다케(間ノ岳) 하산 지점인 나라다(奈良田) 온천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는 곳이다. 물론 여기서 하쿠후(白鳳) 고개를 통하여 호오산을 오르고 노로가와 강에 걸친 다리를 건
글•사진 이재호 기자원정대원 : 김태관(아주대학교), 최선홍(인천대학교), 이재호(한국외국어대학교) 칸텡그리(7,010m, 첨봉) 천산산맥의 산으로 중국,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의 국경에 위치.1931년 우크라이나 팀, 미하일 포그레베츠키 초등. 세계 최북단 7,000m대 봉우리로 상대적으로 등반 시즌이 짧고, 날씨가 혹독하며 공기가 희박한 편이다.-편집자 주첫 고산이다. 지금까지 나에게 가장 높았던 산은 1,947m의 한라산이었다. 초면 술자리에서 피어난 용기로 시작된 것이 이번 원정이었다. 처음 해보는 원정 준비는 혼돈 그 자
글•사진 배두일 편집위원소용돌이치는 흙탕물이 뭐라도 집어삼키려 발밑에서 으르렁대고, 골바람 따라 춤추는 출렁다리가 좀만 기다려 보라며 엉거주춤한 몸뚱이를 떨구려 나부대는, 해묵은 기억의 영상이 머릿속에서 출렁거린다. 히말라야 트레킹의 명물 출렁다리가 처음으로 눈앞에 나타나, 타도코시(Thado Koshi) 계곡의 아찔한 허공을 가로질러 건들건들 먹잇감을 기다린다. 좁다란 쇠 판때기를 다닥다닥 다릿널로 잇댄 바닥과, 촘촘한 철망으로 어깨높이까지 올려 막은 양옆 난간을 오롯이 지탱하는 두 가닥 쇠줄은, 그 많은 쇳더미 등쌀에 등골이 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