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이 부르는 밤의 노래 글 사진 · 이병로 미국 주재기자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록키 마운틴 국립공원(Rocky Mountain National Park, 이하 RMNP)은 미국 국립공원 중에서도 방문객이 많기로 유명하다. 특히, 콜로라도 덴버에서 차량으로 1시간 3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접근성과 잘 조성된 편의시설 인프라 덕에, 5월 중순 이후 성수기엔 탐방객과 하이커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4월 중순은 록키산을 방문하기엔 다소 이른 시기이다. 하지만, 봄 야생화가 록키산맥의 툰드라 지형에도 도달했기를 기대하며
록키의 정령과 함께한 눈부신 낭만 그레이트 샌드 듄즈 국립공원(Great Sand Dunes Nations Park, 이하 GSDNP)의 모래바람으로부터 벗어나 록키 마운틴 국립공원(Rocky Mountain National Park, 이하 RMNP)으로 달려갔으나, 그곳에선 폭설이 하얀 손짓을 하며 이 몸을 목 타게 기다리고 있었으니. 지난 호에 이어지는 이번 호 이야기는 폭설에 발이 묶여 록키의 정령과 함께 나눈 낭만, 록키의 연가이다. 글 사진 · 이병로 미국 주재기자 RMNP는 크게 대륙 분계선(Continental Divi
포기나 중단은 없다!58번 하이웨이 오버패스(Highway 58번 Overpass)~워커 패스 로드(Walker Pass Road) 137.7km(총 운행 거리 1,048.8km)글 사진 · 최인섭(서울시청산악회, 전 서울시산악연맹 이사)테하차피에도 한인이 운영하는 호텔과 음식점이 있다트레일 엔젤은 약속한 대로 정확히 2시간 후에 나를 픽업해 주었다. 천사가 묻는다. “어느 호텔로 가고 싶어? 베스트 웨스턴(Best Wertern)?, 훼어필드 인(Fairfield Inn)?” “베스트 웨스턴 호텔!” 하이웨이 고가에서 약 12km
시에라 하이웨이(Sierra Highway) 58번 하이웨이 오버페스(Highway 58 Overpass) 177km(총 운행 거리 911.1m) 길 위의 천사, 트레일 엔젤과 함께하다! 글 사진 · 최인섭(서울시청산악회, 전 서울시산악연맹 이사) 온다던 맥스는 함흥차사숙소인 시에라 펠로나 모텔(Sierra pelona Motel)에서 이틀을 쉬었다. 짐 정리를 다시 했는데 헤드램프가 보이질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산타 클라라강을 건널 때 물에 빠지면서 헤드램프도 함께 빠진 듯했다. 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니, 마음 쓰지 말고
남부 티롤 알프스 사렌티노에서 인생의 노를 저어라! 글 사진 · 임덕용(꿈속의 알프스 등산학교) 발 사렌티노(Val Sarentino)가 훌륭한 관광지라면 그 이유는 남 티롤 알프스(South Tyrol Alps)의 숨겨진 협곡 위에 사는 마을과 그들만의 전통과 민속을 지닌 사람들 때문이다. 그들의 오래된 존재 방식과 생활 방법은 남 티롤의 다른 어떤 마을보다 독특하고 보수적이다.평균 나이 69세의 어린이들이 방목하는 가축들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빈 통나무 안에 앉아서 스키 스톡으로 노를 저으면서 ‘노를 저어라’ 노래를
흐르는 산 안드레아스 단층 위에 솟은 피너클 글 · 신영철 편집주간 사진 · 정임수 작가 해마다 봄이 되면 온 산야를 주황색 파피꽃으로 물들이는 사막이 있다. LA에서 가까운 앤텔로프 밸리라 불리는 곳이다. 모하비 사막 서쪽인 이곳은 ‘파피’라 불리는 캘리포니아 주화(州花) 양귀비 보호구역. 여태 경험한 세상에서 제일 큰 꽃밭이다. 그러나 이번 호는 꽃이 주제가 아니다. 꽃처럼 붉은 용암을 뿜어내던 니나치 화산(Neenach Volcano)에 대한 이야기다. 산이 움직여 떠났다앤텔로프 밸리 근처에 있는 니나치 화산은 이미 죽어 버린
어떤 역사나 풍경도 스스로 느끼고 의미를 둘 때 나에게로 다가온다! 글 사진 · 김규만(굿모닝한의원 원장) 짜르의 크렘린궁과 독재자의 붉은광장은 레닌의 볼세비키혁명(1917)으로 비로소 농민과 노동자들에게 잠깐 서광이 비쳤지만 인간 백정으로 불린 철의 남자는 수많은 정적들을 잔인하게 죽여 피비린내로 온 국민을 공포로 얼어붙게 했다. 평등을 위해서 유보한 자유를 억압한 이들은 스스로 평등을 깨서 계급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을 차별하고 고문하고 꽃다운 목숨을 앗아갔다. 그들 리론가(!)들은 사소한 이론(異論)도 포용하지 못하고 서로를 비
인류의 영원한 화두 ‘사랑과 전쟁’ 평등을 노래하던 위정자들 중에 갑자기 독재자가 나타나 안면몰수하고 반대파를 숙청하고 잔인하게 죽였다. 인류의 정신을 사로잡은 어떤 망령과 신념이 수많은 전쟁을 일으켜 인류와 문명을 파괴했다. 식민지시절 사회주의 독립운동가 정치가 작가들의 삶은 신산했다. 거의 대부분 붉은 각혈을 쏟아내고 죽었지만 피 흘린 땅에서 꽃도 피지 않고 이름마저 사라져 남과 북 모두에게 잊힌 존재가 되었다. 글 사진 · 김규만(굿모닝한의원 원장) # 판판이 깨지는 아둔하고 어둔한 러시아군대근대 시민들이 왕정이 지배하는 구체
이글 로스트 피크닉 에어리어(Eagles Roost Picnic Area)~아구아 둘쎄 시에라 하이웨이(Agua Dulce Sierra Highway) 106.3km(총 운행 거리 734.1km) 억겁의 시간이 빚은 비경을 걷다 글 사진 · 최인섭(서울시청산악회, 전 서울시산악연맹 이사) LA 보안관들 덕분에 눈밭 지옥에서 천국으로운행 32일째. 여기는 한라산 정상보다 높은 해발 6,673피트(2,033m). 7시쯤 잠을 깼다. 밤새 눈이 푹푹 내렸고 30cm쯤 쌓였으나 여전히 폭설이 내리고 있다. 무릎 통증은 어제보다 훨씬 심하다
혹한이 몰아친 눈 덮인 포웰산을 넘다!빅 베어 시티(Big Bear City)~이글 로스트 피크닉 에어리어(Eagles Roost Picnic Area) 199.6km(총 운행 거리 627.8m) 글 사진 · 최인섭(서울시청산악회, 전 서울시산악연맹 이사) Jim에게도 역마살이짐과 걷기 시작한 지 1시간 지나 도블 PCT 트레일 캠프(Doble PCT Trail Camp)에 도착해 오늘 운행을 마친다. 잠자리를 마련한 후 저녁을 지어 먹기 전, 마트에서 산 연어를 구워 짐에게 먼저 권했다. 집어 먹기 좋게 큼직큼직하게 썰어 놓았으나
남남북녀, 남쪽 남자들의 로망 금발의 나타샤! 구한말 식민지 시절 북방이 트였을 때 백계 아라사(俄羅斯, Russia) 미인에 대한 이야기가 신문 잡지 소설 등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했다. 백러시아와 백계러시아는 비슷한 것 같지만 약간 다르다. 나타샤, 카츄샤, 쏘냐 등은 러시아 소설 속에서 만난 여인들이다. 카츄사, 볼가강뱃노래, 스텐카라친, 카사크 노래, 백학 등을 추억의 앨범에서 소환해 본다. 글 사진 · 김규만(굿모닝한의원 원장) # 고르바쵸프는 자살특공대?자유주의가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한다면, 공산주의는 ‘자유를 제한하는
태초의 어둠을 밝히는 태양의 산 글 · 김동규(경희대 산악회 OB) 사진 · 우제붕((주)한진관광) 아침 햇살을 받은 아사히다케(大朝日岳)가 능성이를 따라 명암을 가르며 선명한 모습으로 떠오른다. 육중하면서도 산뜻하다. 갓 피어난 꽃봉오리처럼 청초하다. 풋풋한 향기가 폐부를 찌른다. 아사히다케 봉우리의 뾰족한 모양을 ‘갓뫼’로 불러도 마땅하지만 여기서는 ‘아침의 해’이다. 아사히다케가 빛을 밝혀 주어야 어둠의 정적 속에서 기다리고 있던 세상이 꿈틀거린다. 하늘에는 바람이 불고 골짜기에는 물이 흐르며 나무들이 너울거리기 시작한다. 태
용암이 만든 조각예술 글 · 신영철 편집주간 사진 · 정임수 작가 미국의 가장 큰 자랑은 광활한 자연이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하여 역사도 짧고 내세울만한 특별한 문화유적이나 유물도 적다. 그 대신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도 갖지 못한 넓은 땅과, 산과, 바다가 있다. 대륙답게 기기묘묘한 자연을 만나고 그 속살을 볼 때마다 경이롭기까지 하다. 풍경도로는 특별하다395번 하이웨이(U.S. Route 395)는 시에라 고원의 중요한 고속도로다. 모하비 사막 일부를 가로지르는 이 길은 시닉, 즉 캘리포니아가 지정한 풍경도로. 이 국도는
시·공간을 초월한 미지의 세계를 만나다! 글 사진 · 신하섭(돌비알산악회) 지난 2020년 10월, 미국 주재원으로 근무 중 홀로 미국 서부 여행을 떠났다. 평소 산과 자연을 좋아하기에 미국의 광활하고 아름다운 대자연을 위주로 관광하였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여정은 단연 코요테 굴치(Coyote Gulch) 하이킹이었다.처음에 계획했던 코요테 굴치 일정은 1일이었다. 코요테 굴치에는 다양한 하이킹 루트가 있는데, 나는 가장 짧은 루트인 제이콤 햄블린 트레일(Jacom Hamblin Trail) - 제이콤 햄블린 트레일은 스니커
“과연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걸을 수 있을까?”스피틀러 피크~빅베어시티(Spitler Peak~Hwy 18 Access to Big Bear City) 157km(총 운행 거리 428km) 글 사진 · 최인섭(서울시청산악회, 전 서울시산악연맹 이사) 아이딜와일드에서 달콤한 휴식을 아이딜와일드에서 이틀을 보냈다. 이 지역은 해발 약 1,630m로 샌 하신토 산(San Jacinto, 해발 3,296m)을 끼고 있는 휴양지이자 트레킹과 암벽 등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한때 미국 최고 예술 마을 중 하나라는 칭송을 받은 마을이어서 그런
재미한인 산악인들 사랑 독차지한 빛나는 산 글 사진 · 신영철 편집주간 새해가 되면 미국 LA에 존재하는 산악회들은 마운틴 발디(Mt. Baldy)에서 첫 산행을 시작한다. 한인타운에서 드라이브 한 시간 정도면 입산이 가능한 산이기에 그렇다. 발디봉 정상은 수목한계선을 넘어서 3,068m의 고봉이다. 따라서 원래 이름인 샌 안토니오 산(Mt. San Antonio)보다 대머리(Baldy) 산이라는 별명이 더 유명한 것이다. 시산제를 지내는 산햇볕 뜨거운 사막성 기후인 LA를 에워싼 산맥에 겨울이 오면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진다. 어제
캠포~스피틀러 피크(Campo~Spitler Peak) 271km꿈의 도전, 미국 서부 종단에 나서다! PCT(Pacific Crest Trail)는 이른바 하이커들 사이에선 ‘꿈의 트레일’이라 불린다. 멕시코와 미국의 경계인 캘리포니아 캠포(Campo)에서 시작해 미국 국경을 넘어 캐나다까지 연결된 4,300km. 필자는 2020년 3월 6일부터 7월 29일까지 걸었다. 완주를 목표로 부지런히 걸었지만, 캘리포니아 남부와 중부 구간 도중, 양쪽 오금을 다치는 통에 3,455km 지점에서 멈췄다. 2021년 6월 말 나머지 워싱턴
바람과 한기로 전율하는 시베리아 수축과 팽창, 수렴과 발산, 미시와 거시, 근시와 원시 등 상대적인 개념은 간단히 음과 양으로 정리할 수 있으리라. 좁은 분단국의 전후 세대로 아직까지 많은 것을 음적으로 참고 누르면서 숙명처럼 살아왔다. 그래서 간혹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증상을 보일 때가 있다. 음으로 병이 들면 양으로 치료해야 한다. 좁은 땅을 떠나 발산하고 팽창하며 거시적인 상상을 하면서 바람과 한기로 전율하는 시베리아로 가고 싶다. 글 사진 · 김규만(굿모닝한의원 원장) # 북방의 향수에 불을 붙인 초원길 우리의 상고
농경시대 사상 품은 아오모리의 설국 글 · 김동규(경희대 산악회 OB) 사진 · 우제붕((주)한진관광) 일본의 다설지 중에 한 곳으로 꼽히는 아오모리. 겨울이면 원 없이 눈 구경을 할 수 있고, 수빙의 장관이 펼쳐지는 핫코다산은 아오모리 설경의 핵심이 되는 지대이다. 수목에 눈과 얼음이 달라붙어 생기는 수빙은 마치 거대한 설인처럼 보여 ‘아이스 몬스터(Ice monster)’로 불리기도 한다. 핫코다산은 아오모리 시내에서 버스로 한 번에 갈 수 있고 산 정상부까지 가는 로프웨이가 있어 쉽게 그 절경에 다가갈 수 있다. 여덟 개의 뛰
리터산맥이 빚은 천상의 풍광 글 · 신영철 편집주간 사진 · 정임수 작가 엔셀 아담스 윌더니스(Ansel Adams Wilderness)를 번역한다면 엔셀 아담스 광야쯤 되겠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땅 윌더니스. 미국 캘리포니아의 백두대간이라 할 수 있는 시에라네바다 산맥. 그중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광활한 지역에 붙인 이름 엔셀 아담스. 20세기 예술사진의 최고 거장이자 대단한 환경보호주의자였던 아담스. 사진계의 미켈란젤로라는 별명이 붙은 그가 찍은 요세미티 시리즈. 그 사진을 한 컷이라도 보지 않은 산악인은 없을 것이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