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딕워킹으로 떠나는 전국 투어_가평 연인산 용추구곡

 

7월, 본격적인 여름이자 피서철이 시작되었다. 일상을 벗어나 해외로 바캉스를 떠나기엔 아직 주저되는 시국, 그 대신 ‘호캉스’, ‘숲캉스’ 등이란 말이 익숙해진 요즘이다.

 

노르딕워킹의 기본자세를 유지한 채 연인산 용추구곡에서 노르딕워킹을 즐기는 참가자들.
노르딕워킹의 기본자세를 유지한 채 연인산 용추구곡에서 노르딕워킹을 즐기는 참가자들.

 

지난 2년 남짓 동안은 대학생들의 동아리나 학과 모임이 제한적이거나 축소 내지 아예 사라지기도 했다. 그래서 비어버린 시간을 채워줄 또 다른 활동이나 휴식을 찾게 된다. 개인 관심사가 세분화되며 점점 소통하기 어려워지는 시대여서 홀로 있는 게 자연스러워지다가 보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을 떠나 색다른 시간을 보내고 싶기 마련이다. 더위가 시작하는 계절에 시원한 계곡을 찾아 용추계곡으로 피서를 다녀왔다.     

글 · 남태식(노르딕워킹 인스트럭터)  사진 · 박요한((사)국제노르딕워킹협회 회장)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 반고정 출연 중인 '짠용 정석용 배우'가 참가한 회원들과 함께 밝게 웃고 있다.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 반고정 출연 중인 '짠용 정석용 배우'가 참가한 회원들과 함께 밝게 웃고 있다.

 

수도권 소문난 계곡 피서지로 GO GO~!

우리 조상들은 지역을 나눌 때 강줄기를 중심으로 했다고 한다. 충청도와 경상도를 가르는 ‘소백산맥’은 일제강점기 때 붙여진 산줄기 이름으로, <대동여지도> 같은 조선시대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이름이라고 한다. 굵직한 인류 문명이 강줄기를 따라 발달한 것을 보면 물이 인간사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고, 이를 기준으로 구획을 나누는 것이 합리적이란 생각도 든다. 용추계곡은 한강의 북쪽에 뻗은 산줄기인 ‘한북정맥’ 안에 있다. 얼마 전에 쏟아진 장맛비 때문인지 계곡물이 넓고 힘차게 흐르고 있었다. 덥고 습한 날씨여서 계곡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까지 시원해졌다. 직접 두 눈으로 봐야만 느낄 수 있는 심상이다.

 

주연서 사무국장의 안내를 따라 연인산 오르막 숲길을 쓰리스텝으로 오르는 참가자들.
주연서 사무국장의 안내를 따라 연인산 오르막 숲길을 쓰리스텝으로 오르는 참가자들.

 

연인산 용추구곡은 조선 후기 한 유학자가 명명한 곳이다.
연인산 용추구곡은 조선 후기 한 유학자가 명명한 곳이다.

 

용추계곡은 해발 900m의 칼봉산을 발원지로 형성되었으며,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아홉 굽이의 그림 같은 경치를 수놓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산 속의 계곡을 용이 몸뚱아리를 뒤트는 모습을 본떠 이름을 지은 것을 보면 우리 조상들이 주위에 있는 자연을 신비하고 전설적인 존재로 인식하였었나 보다. 계곡물은 옥색으로 청명하고 맑다. 서울 근교에서 물놀이로 소문난 곳이어서 그런지 초입부터 팬션이나 캠핑장이 자주 눈에 띄었고, 도로에 인접한 계곡에서는 이른 피서를 즐기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무리 중에서 학생들이 제일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강물에 담근 수박을 꺼내 잘라먹는 모습도 보였다. 우리도 우리만의 피서를 즐기기 위해 계곡길로 들어섰다.     

영화와 드라마, 예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정석용 배우가 꽃길을 지나며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예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정석용 배우가 꽃길을 지나며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노르딕워킹 전도사’로 통하는 배우 정석용 첫 구간인 1곡 ‘와룡추’에 들어서니 천연 목욕탕 느낌의 깊은 웅덩이가 물줄기 중간에 뿌리내린 나무와 함께 보였다. 계곡길은 연인산이나 백둔리와 같이 깊은 산속으로 이어지는데, 산자락 풍광을 올려다볼 수 있으니 의자도 없는 나무 데크지만 퍼질러 앉아 자연의 조화로운 경치를 바라만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도 하류에서 본 피서객들처럼 더위를 잊기 위해 물에 첨벙 들어갈 곳을 찾기 위해 계속 걸었다. 사실 맑은 계곡에 뛰어들지 않아도 울창한 숲속을 걷는 것 자체가 최고의 힐링이었다. 길 중간 중간에 농사를 망친다는 개망초가 옹기종기 피어있었고, 예쁘고 앙증맞은 다람쥐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후 들면서 걷기 시작해서 그런지 계곡물에 닿아 금빛으로 찰랑찰랑 빛나는 햇살은 노을처럼 아름다웠다.

 

노르딕워킹에 최적화된 코스에서 힘차게 걷고 있는 참가자들. 노르딕워킹 6년차인 '짠용' 정석용 배우가 리드하고 있다.
노르딕워킹에 최적화된 코스에서 힘차게 걷고 있는 참가자들. 노르딕워킹 6년차인 '짠용' 정석용 배우가 리드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짠용’ 정석용 연기자도 함께 참여했다.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탄탄한 명품 조연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부산행> 등 천만 관객 영화에 세 편이나 출연했는데, 바쁜 일정 속에서도 노르딕워킹 멤버로 활동한 지 벌써 6년째다. 주변에서 ‘노르딕워킹 전도사’라고도 불리는 그는 노르딕워킹으로 거북목과 한쪽 어깨가 쳐지는 자세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했다. 

 

대자연의 청량감에 흠뻑! 용추계곡

노르딕워킹은 스틱을 짚고 상체를 밀어주다가 보면 체력소모가 더 되어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이다. 상·하체를 유기적으로 쓰면서 중심을 잡기 위해 복부에 지속적으로 긴장을 주다 보니 상체 균형과 복부 운동에 효과를 봤다고 한다. 스틱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고, 본인의 페이스대로 운동 강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비정기적으로 시간이 날 때에 함께 또는 따로 하기에 좋은 운동이라는 것. 노르딕워킹 행사에 걷기를 좋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해 풍성한 자연을 즐기는 만큼이나 기분 좋은 대화도 나누다보니 각 행사에 참여할 때의 기억이 오래 남게 되는 것 같다.

 

노르딕워킹 출발 전 노르딕워킹 자세를 취하며 한 컷.
노르딕워킹 출발 전 노르딕워킹 자세를 취하며 한 컷.

 

작년 여름에 한 번 다녀갔던 용추계곡을 올해 다시 찾으니 그때 이곳을 찾았을 때의 벅찬 감동이 되살아났다. 계곡에 부는 바람이 여전히 맑고 선선했고, 계곡물은 힘차게 용솟음치고 있었으며,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마냥 행복해 보였다. 깊은 산속에 들어서니 움직이기만 하면 땀이 나는 도심의 무더위 대신에 온몸을 감싸는 대자연의 청량감이 느껴졌고, 무엇보다 어렸을 때 계곡서 친구들과 함께 놀던 느낌 그대로 멤버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어서 신났다. 좋은 사람과 일상을 벗어난 휴식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시원한 물놀이를 하고 물가에 앉아 맛난 음식도 함께 나누기 좋은 용추계곡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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