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맛은 깊고, 남도의 멋은 높다 글 사진 · 이동백 기자 입안에 살살 녹아드는 남도의 맛과 눈길에 아슴아슴 밟혀 드는 남도의 멋을 마음으로 수습하며, 남도 기행의 마침표 하나를 찍었다. 그러나 맛의 종지부와 멋의 대미(大尾)는 남겨 놓았다. 왜냐하면, 세상은 넓고, 인생은 아직 남은 미래가 아득하니까. 남도의 맛은 깊고, 남도의 멋 역시 높았다. 그렇다, 남도, 목포와 홍도는 그랬다. 남도 기행을 떠나던 날은 팔월의 햇볕이 펄펄 끓어올랐다. 그러나 모천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폭포의 거슬림 따위를 아랑곳하지 않듯이 한마음 모아
진성 이씨 6백 년 세거지(世居地)를 걷다 걷기가 운동으로 인식된 요즘, 하루 몇 보를 걸었는지 저마다 애플리케이션 기록을 남긴다. 그러나 잠시 그런 스마트폰을 접어두고 고색창연한 이 마을을 느긋하게 걸으면 잔잔한 힐링이 내 몸속에 퍼져 있음을 느낄 것이다. 글 · 이동백 기자 사진 · 정종원 기자 두루마을은 금학산(金鶴山·576m)의 푸른 솔숲에 감싸이듯 들어앉아 있었다. 맑은 개울이 그 마을을 가로질러 서쪽으로 휘돌아나갔다. 금학산 나지막한 능선 아래로 집들이 들어서고, 그 바깥의 작은 들녘에는 숭늉 같은 내음을 풍기며 벼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