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트레일러닝 _ DMZ 트레일러닝캠프

 

 

9월, 우리는 DMZ를 달린다!

‘2017 DMZ 트레일러닝대회’ 미리보기

글 · 장보영 기자  사진 · 유희선(Purna) 작가  협조 · 경기도청, 경기관광공사, 라스포르티바

 

 

 

오는 9월 1일 금요일~3일 일요일 열리는 ‘2017 DMZ 트레일러닝대회’는 올해 제2회째 개최되며 지난해와 비슷하게 3일간 스테이지 방식으로 나눠 치러지는 100km 부문, 그리고 당일 코스인 50km, 14km와 9km 부문으로 각각 진행된다. 주요 부문인 100km의 경우 첫째 날 김포 염하강 철책길 32km, 둘째 날 연천 고대산 산악지대 50km, 셋째 날 파주 민통선 및 평화누리 일대 18km를 달리며 완주할 경우 국제트레일러닝협회 공인포인트 3점을 얻는다. 50km 부문을 완주할 경우도 마찬가지로 3점을 얻는다.

경기도청,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이 주최하며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고 라스포르티바, 오스프리가 협찬하는 이번 대회는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 등 매일 다른 지역의 트레일을 달리며 대회 기간에 한해 특별히 DMZ 구간을 체험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분단의 아픔이 이제는 흐릿하고 머나먼 기억으로 남아 버린 우리 세대들에게 이번 대회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메말라버린 감성을 되찾고, 또 두 발로 직접 달리면서 다시금 한민족의 소원인 통일을 염원해 보는 소중한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1day

 코스 답사 9km


대회에 앞서서는 6월 10일 토요일~11일 일요일 1박 2일에 걸쳐 민통선 및 평화누리 일대에서 ‘DMZ 트레일러닝캠프’를 진행했다. SNS를 통한 캠프 참가자 모집에 100여 명의 트레일러닝 동호인들이 신청했으며 그중 트레일러닝에 대한 열정 어린 사연을 기준으로 50여 명을 선발했다. 주최측과 더불어 캠프 진행에는 DMZ 트레일러닝대회 안병식 레이스 디렉터(44세), 대회 협찬사인 라스포르티바의 트레일러닝 엠배서더로 활동 중인 박민규씨(34세)와 공성훈씨(30세), 러닝 동호회 Runner's World Korea 캡틴으로 활동 중인 김진영씨(27세) 등이 코치로 함께했다.

문산역에서 정오경 집결해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한 50여 명의 참가자들은 DMZ 생태관광지원센터에 모여 캠프 등록 및 기념티 수령을 마친 뒤 오후 2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에 들어갔다. 7~8명씩 5개 팀으로 나뉜 참가자들은 스트레칭 후 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 DMZ 철책길과 평화누리길 9km를 달렸다.

6월 중순의 내리쬐는 뙤약볕이 무덥기도 했지만 트레일 양옆으로 펼쳐지는 전원 풍경, 그리고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연이은 감탄들이 쏟아진다. 중간 중간 쉬면서 땀도 닦고 물도 마시고 간식도 먹고 팀별로 단체사진도 남긴다. “지금 달리는 이 구간이 대회 9km 코스에요. 해당 부문의 참가를 원하시는 분들은 코스 답사하신다고 생각하시고 미리 지형을 파악해 두시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 안병식 레이스 디렉터가 친절하게 설명한다.

출발 후 4.5km 지점에서 왔던 길로 반환한다. 북쪽 땅이 바라보이는 넓은 전망데크에 서서 바람도 쐬고 모처럼의 여유를 부리는 참가자들. “들어오기 쉽지 않은 곳이잖아요? 뭐 바쁘다고 빨리 뛰어가요? 올 때는 달려왔지만 갈 때는 페이스대로 천천히 가는 거 어때요?” 되돌아나가기 아쉬운 사람들을 중심으로 여론이 형성되자 최대한 속도를 내어 빨리 뛰고 싶은 무리, 즐기면서 달리고 싶은 무리, 천천히 걷고 싶은 무리가 꾸려졌다. 하루의 태양이 조금씩 대지 너머로 저물어가는 장면을 바라보며 삼삼오오 달리거나 걸어간다. 오늘의 메인 프로그램 성료!

 

 

 

2day

DMZ

관광 투어

 

오후 6시, 참가자들은 저녁식사 장소이자 취침 장소인 캠프그리브스로 이동했다. 파주 민간인 통제구역 내 최초의 유스호스텔이자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알려진 캠프그리브스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후 50여 년간 미2사단 506 보병대대가 주둔해 오다가 1997년 미군 철수 이후 2007년 8월 한국정부에 반환된 곳이다. 장교 숙소, 생활관과 체육관 등 다양한 군 시설이 그대로 보존돼 근대문화유산으로서 문화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특성을 살려 민간인을 위한 평화안보 체험시설로 리모델링했다. 캠프그리브스는 남북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비무장지대, DMZ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저녁 8시부터는 트레일러닝 특강과 트레일러닝 토크 시간이 이어졌다. 러닝 경험은 있지만 트레일러닝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참가자들을 위해 안병식 레이스 디렉터는 로드러닝과 구분되는 트레일러닝만의 특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트레일러닝에 필요한 품목 리스트 소개, 제품 추천, 향후 9월에 있을 DMZ 트레일러닝대회 소개 등이 이어졌다. 더불어 트레일러닝 토크 시간은 트레일러닝 경험자들의 레이스 노하우와 팁, 전년도 대회 참가자의 대회 후기 공유 등으로 채워졌다.

이튿날, 캠프그리브스 인근 산책길 3km를 달리는 것으로 활력 넘치게 캠프 이틀차를 맞이한 참가자들은 아침식사 후 오전 10시부터 DMZ 관광 투어에 들어갔다. 제3땅굴 탐방과 도라전망대 및 도라산역 방문은 DMZ 관광 투어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일반인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파주시 장단면에 위치한 남침땅굴인 제3땅굴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 청취 후 노란색 보호모를 쓰고 70m 지하로 내려갔다. 길이 1,635m, 높이 2m, 폭 2m의 제3땅굴은 1978년 10월에 발견됐다고 한다. 위치가 서울과 가깝고 DMZ에서 남쪽 400m까지 연장돼 있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인디비주얼 계측으로 땅굴 속까지 들어갔다가 반환해서 나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트레일러닝대회 만들어도 꽤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과연 트레일러너들의 대화답다.

다음으로 도라전망대로 향했다. 먼 발치였으나 어렵지 않게 북녘의 개성공단과 개성시 변두리, 그 너머 송악산을 바라볼 수 있다. 이어 방문한 도라산역은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 철도역. 2000년 시작된 경의선 복원사업에 의해 2002년 2월 초 완공됐다. 열차를 타고서, 지금은 갈 수 없는 평양 땅을 언젠가는 자유롭게 달려보는 상상을 한다. 실전 트레일러닝과 특강 및 토크, DMZ 관광 투어가 함께했던 이번 DMZ 트레일러닝캠프. 참가자들의 진솔한 소감을 공유하며 9월에 치러질 ‘2017 DMZ 트레일러닝대회’에서 반갑게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한다.

*대회 참가 문의 및 신청  www.dmztrailrun.com

 

 

 

 

DMZ 트레일러닝캠프

참가자들이 전하는 생생소감

 

박창훈(41세/대학 교직원)

“최근 부쩍 관심이 생긴 트레일러닝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번 캠프에 참가했습니다. 덕분에 여러 분야에서 활동 중인 트레일러너들과 만나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전해들을 수 있었네요. 배번 교부, 기념 티셔츠 제공, 짐 보관, 간식 제공 등 섬세하게 봐 주신 편의들이 좋았습니다. 이틀차 DMZ 관광 투어도 유익하고 재미있었어요. 9월 DMZ 트레일러닝대회에는 당일 코스인 50km 부문에 출전할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훈련하겠습니다!”

 

양혜린(33세/초등교사)

“트레일러닝에 관심이 생겨 좀 더 알고 싶었고, DMZ 트레일러닝대회에도 참가할 계획이었는데 마침 사전 캠프가 열려 지원했습니다. 저처럼 트레일러닝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다양한 사람들과 1박 2일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은 기회였습니다. 트레일러닝 토크 시간을 통해 트레일러닝에 관한 크고 작은 궁금증들도 풀 수 있어 유익했고요. 장소적 이점을 살린 DMZ 관광 투어도 재미있었습니다. 9월 대회요? 참가 의사 200%입니다. 50km 부문 신청 완료!”

 

김영민(38세/공무원)

“DMZ 트레일러닝대회 현장 분위기를 미리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런 사서 하는 고생 좋아하는 조금은 정신 나간 사람들(?)과 하룻밤 보내고 나니 정신 건강에 무척 도움이 됐습니다. 환상의 5인 5색 트레일러닝 토크, 캠프그리브스에서의 추억 돋는 단체취침, 그 속에서 피어나는 뜨거운 대화들,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캠프의 꽃인 캠프파이어와 촛불의식이 없었던 것(눈물 한 번 쫙 뽑고 인생 좀 돌아보는 시간)은 좀 아쉽네요. 9월 DMZ 트레일러닝대회 100km 신청했습니다. 전쟁이 나지 않는 한 참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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