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탐험 _ 유라시아 횡단

모터바이크 탐험가

김현국의 시선


부산에서 암스테르담까지 모터바이크 탐험 이야기

글 사진 · 김현국


김현국 세계탐험문화연구소장(49세)이 모터바이크를 타고 유라시아를 횡단한 후 유럽 대륙을 종단하는 프로젝트에 나선다. 5월 14일 부산에서 배를 타고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 뒤, 유럽의 최북단 노르웨이 노르카프에서 최남단 이탈리아 시칠리아까지 종단하는 4만600km의 여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김현국은 ‘유라시아 대륙횡단도로의 신 물류 이동 가능성을 확인’ 하고 ‘부산∼암스테르담(1만4000km) 최단기간 주파’와 ‘개인 유라시아 3차례 횡단’이라는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다. 김현국은 이미 1996년, 2014년 두 번 유라시아대륙을 횡단한 바 있다. 지난 그의 탐험 여정과 탐험에 대한 이야기, 이번 프로젝트의 출사표를 실었다.(편집자 주)

유라시아, 그 미래와의 만남 - ‘AH6, 트랜스 유라시아 2017’를 앞두고

‘호모 노마드’라는 용어로 유명한 자크 아탈리는 ‘유목’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고 인간 삶의 보편적 양식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미래의 인류가 과거의 유목민과 같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장소를 이동하면서도 정착민의 삶을 지속시키는, ‘유목 정착민’의 삶이 일상적인 모습일 것이라고 피력합니다.

저는 아시안 하이웨이 6번 도로를 따라 유라시아 대륙을 모터사이클을 타고 달렸습니다. 젊은이의 패기와 열정으로 시작한 1996년의 첫 여정과 2014년의 두 번째 여정에 이어 2017년의 ‘AH6,트랜스 유라시아’를 통해 러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 대륙의 변화되는 시장경제의 흐름에 다시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과거 유목민의 이동에 따라 창출된 아이디어들이 현재의 문명을 가능하게 만든 것처럼 21세기 한국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전이 필요합니다. 저는 새로운 상상력이 21세기에 부합하는 미래적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현재의 발전된 기술 문명을 바탕으로 외부세계의 정신의 반영물인 문화와 접촉함으로써 가능합니다. 한국은 지금 새로운 문화와 미래적 비전을 창안하기 위한 새로운 만남을 필요로 합니다.

유라시아 대륙은 중앙을 관통하는 러시아를 비롯하여 막대한 지하자원과 68억의 인구가 살아가고 있는 거대한 시장입니다. 그동안 한반도의 국경과 접해 있으면서도 분단된 현실로 인해 가깝지만 먼 나라였던 유라시아 대륙과의 현장에서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라시아대륙횡단도로를 중심으로 한반도로부터 확장된 공간에 대한 반복적인 자료 구축작업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탐험가! ____ 사전적인 의미로는 ‘위험을 무릅쓰고 잘 알려지지 않은 어떤 곳을 찾아가 살피고 조사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라 정의되어 있다.

한국의 탐험가? ____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해보면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모험들을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나 징기즈칸이 그랬듯 전쟁을 통한 이동으로 대륙 정복의 탐험(1세대 탐험), 극지나 오지를 최초로 등정하고 도전함으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2세대 탐험)했던 뉴스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엄홍길, 허영호 대장 등 산악인들의 이름이 대부분 거론되고 있다.

3세대 현재 탐험의 영역은 어디이고 무엇일까? ____ 탐험 관련한 기록들을 보면 지구촌 곳곳에서 인류애를 발휘한 조사와 회복의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주로 탐험가들이다. 질병, 빈곤, 환경의 문제를 세계가 하나 되어 고민하고 극복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

그런 과제들을 세상에 알리고 치유하는 일을 탐험가가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이것을 3세대 탐험이라 하고 있다.

디지털 유목민을 꿈꾸는 탐험가! ____ 모든 정보와 자료가 인터넷 공유로 해결 되는 듯하지만 아날로그 방식의 이동과 직접 경험을 통한 기록은 현실과 우리 삶에 더욱 가까이 닿을 수 있는 자료를 구축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한반도를 벗어나 자연과 이동 수단의 속도와 내가 살고 있는 지도 밖의 사람들과 마주하면서 보고 듣는 일들을 구체적 자료화 시키고 나눔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탐험의 본질을 함께 실현해 보는 계기를 삼는 것!

우리 모두가 탐험이야기를 즐겨할 수 있는 시대에 마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하고 싶은 이야기 그러나 아무도 하지 않는 이야기 탐험! ____ 탐험 이야기는 대중화 되어야한다.

탐험도 대중화 되어야 한다. 2015년 아시아문화전당에서 탐험가의 전시를 기획했을 때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던 것은 “탐험가가 무슨 전시를 해?”였다.

주최를 했던 기관에서도 전례가 없던 터라 많은 어려움을 시행착오처럼 경험했고 이런 질문들은 앞으로 우리사회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증명하기도 했다.

세계 역사의 변화 주체는 탐험가였다 ____ 아문젠과 스콧의 남극 탐험이야기는 해당 나라의 탐험 전시관을 통해 세계 여행객들이 다녀가는 명소가 되었고 지금도 교육의 일환으로 이용되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탐험가의 전시는 낯선 이웃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그 문화의 흐름을 모르고 있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유라시아 대륙의 길이 열렸지만 그 시작인 한반도의 AH6 아시안 하이웨이는 여전히 분단으로 인해 끊겨 있다. 길은 이동을 의미한다. 언젠가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그때는 이미 늦은 걸음을 떼게 될 것이다. 다른 나라의 수많은 누군가가 이미 남긴 기록을 더듬어 가는 것보다 우리나라의 정서와 경험으로 남겨진 자료를 구축하는 일, 아무도 나서지 않는 그 길을 탐험가 김현국이 가는 것이다. 여행이나 관광이라는 수식어와는 다르게 탐험은 수많은 위험과 인터넷으로는 나와 있지 않는 새로운 경험들을 하게 될 것이기에 도전하는 마음이 아니면 가기 힘든 길이고 선택이기도 하다.

탐험이야기에, 탐험가 김현국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 ____ 그것은 누군가의 새로운 삶의 방향이 될 수도 있고 우리 사회의 진정성 있는 소통의 아이콘이 될지도 모르는 시작일 것이다. 탐험 컨텐츠의 대중화!! 그것은 탐험의 완성을 말한다.

여행과는 목적과 과정의 이야기가 다를 수밖에 없는 탐험!

소수의 사람들이 도전정신을 가지고 구축한 자료와 경험들을 다수와 공유하면서 공익뿐만 아니라 대중들이 삶에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되는 이야기. 이동과 경험을 목적으로 떠나고 행복을 추구하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가장 멋진 도전 탐험이야기의 도착지는 어쩌면 대중화 아닐까?

미쳤다는 이야기를 즐거이 듣고 목숨 걸고 달려온 시간들을 여행이라 할 수 있을까. 탐험가의 도전이 목적에 도달하고 실현되는 과정 또한 함께 동행해야할 이유이다. 정보와 자료 경험을 토대로 다수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일!

그것이 탐험의 정의이고, 대중화는 탐험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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