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DongPeople_하동군청 문화관광실 신예라 & 오정숙

 

슬로시티 정신에 어긋나지 않게,

슬로시티를 돋보이게 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글 사진 · 박경이 편집장

 

 

하동 특집은 문화관광실 오정숙 주무관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비롯됐다. 지난 3월 초 코엑스에서 열린 내나라여행박람회에서 하동군 부스를 지나다 시음용 찻주전자에 담긴 녹차에 끌려 걸음을 멈춘 것이 일파만파가 된 것이다. 하동차 한 잔 마시며 이 번잡한 박람회장에서 하동을 알리겠다는 하동 공무원의 그 일념을 고스란히 느꼈다. 300개가 넘는 부스 중에는 업체 관계자나 아르바이트로 온 분이 리플릿과 기념품을 나눠주는 곳이 많았다.

자료를 협조받기 위해 연락을 주고받는 기간에도 오 주무관은 경남관광박람회, 화개장터벚꽃축제 현장을 발로 뛰고 있었다. 취재진이 하동에 내려간 날은 군청을 방문한 중국국가여유국(우리의 문화체육관광부에 해당) 서울지국장과 주한 중국대사 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지자체들이 고부가가치산업인 관광에 집중하고 있기에 담당 공무원들은 콘텐츠개발, 홍보, 관광객 유치마케팅 등 관광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하동군 문화관광실에서도 다 열거할 수 없을 만치 폭넓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하동군청 문화관광실 슬로시티 담당인 신예라 계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슬로시티를 유치할 때는 사실은 관광에 접목하려고 도입했어요. 하지만 슬로시티의 기본 정신이 ‘느리게 살자’, ‘자연과 전통과 공동체를 지키자’는 것이라서 슬로시티에 적합하게 마을 꾸민다거나, 슬로시티 정신을 주민에게 교육하는 일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시골 돌담과 기와지붕들이 복원되는 등 외형적인 것들도 변화되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소득증대에 직결되는 사업에 관심이 더 많을 수 있기에 하동군에서는 ‘슬로시티향약’을 선포하고 향약 정신, 공동체 정신이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고 있다. 13개 슬로시티 중에서 향약은 처음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2015년까지 슬로시티 국비지원금이 있었는데 2016년도에는 사업비가 중단돼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하동군 같은 지자체는 어려움이 있음을, 그래서 작은 도서관을 만든다거나 주민음악회 등 작은 사업들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슬로시티만 따로 떼어서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군에서 하는 사업들과 연계해서 추진하고 있어요. 예를 들며 동정호 사업은 두꺼비 서식지 등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려고 해요. 섬진강 둑이나 도로로 줄어든 습지나 호수를 원래 모습대로 복원한다든지 최참판댁 확장이라든지 모든 사업들에서 슬로시티 정신에 어긋나지 않게, 슬로시티를 돋보이게 하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악양면만 슬로시티이지만 하동군 전체로 슬로시티를 넓히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공무원이 마땅히 할 일이겠지만 인구 5만도 안 되는 작은 군에서 슬로시티,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받고 유지하느라 얼마나 수고를 했을까? 인터뷰 차 만난 군민들이 이구동성 이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음을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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