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연재 _ (사)백두대간진흥회와 함께 하는 우수 산악회 탐방①

 

4050그린산악회

 

글 사진 · 박경이 편집장

 

(사)백두대간진흥회와 월간 사람과산이 건전한 산행문화를 선도하는

우수 산악회를 선정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사)백두대간진흥회(회장 예정수)에서 추천한 제1호 우수 산악회는 4050그린산악회(회장 문기웅)다. 회원은 4월 기준 19,886명. 말은 4050이지만 30세~만60세까지 자유로이 가입할 수 있다. 초창기 회원 중에는 60세가 훌쩍 넘은 회원도 있지만 나이를 따지지 않는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한다.

카페(cafe.daum.net/mountclimb)를 방문하니 상당히 조직적이다. 회칙, 운영진 및 산행대장이 얼굴까지 공개된 조직도가 일목요연하고 무엇보다 산행공지가 활발하다. 산행대장 별로 공지한 산행대상지는 근교부터 해외원정까지, 워킹산행, 암벽&리지, 대간&정맥, 종주울트라, 비박산행까지 수십 개의 공지가 올라오고 산행 결산과 후기가 올라온다. 정말 이 큰 조직이 톱니바퀴 돌아가듯 정교히 조직된 느낌을 받았다.

정회원(가입 후 산행에 1번 참석)→우등회원(10회 산행 참석)→우수회원(40회 이상 참석, 투표권)으로 등업된다. 우수회원이 됐어도 연간 7회 이하 산행 시에는 강등되는 철저히 산행 위주의 실제적인 산악회였다.

만54세의 문기웅 회장은 올 1월 단일후보로 나와서 찬반투표를 거쳐서 회장이 됐다. 애초에 회장에 뜻이 없었는데, 몇 년간 침체기였기 때문에 구원투수로 떠밀려서 회장이 됐단다. 이제 3개월이 지났는데 벌써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회장들이 초심을 잃고 인기위주로 운영했어요. 산행은 짧고 뒤풀이는 길고. 그래서 산을 좋아했던 사람들이 떠나갔어요. 이제는 변하고 있습니다. 카페에 올라오는 산행 공지 숫자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주중 낮 공지가 일주일에 2~3개뿐이었는데 지금은 열댓 개가 올라옵니다.” 장기 도전 과제인 대간 종주가 가장 강세라고 한다. 지금은 한 팀이 종주 중인데 한창일 때는 2팀이 꾸려지기도 했다고. 문 회장도 백두대간을 3번 종주했다. 대학 때부터 산을 다녔고 산악회에서 대장은 2006년도부터 했다. 4050그린산악회 암벽소모임에서 암벽등반도 시작했다. 대다수인 워킹산행 회원들이 천 원씩 모은 기금으로 소수가 활동하는 암벽모임에 자일과 장비 등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암벽만 끼리끼리 모이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 암벽모임도 가끔은 워킹산행을 함께하고, 초보자를 위한 리지등반 공지도 올리는 것이 룰이다.

문 회장은 카페지기를 겸하는데 역시 대장으로서 공지를 올리고 산행을 이끈다. 대장 별로 자유로이 올리는 산행 외에 기본 합동행사는 송년산행, 시산제, 청소산행, 근교합동산행, 확대회의, 연 1회의 정기산행이다. 이 중에서 산행대장 급은 연3회 이상을 참석해야 한다.  

사실 2005년 무렵 만들어진 모(母) 인터넷산악회가 있었다. 2007년부터 문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대장 7~8명이 따로 나와서 설립한 것이 4050그린산악회의 시작이었다.

“인터넷산악회에 부정적 이미지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타 산악회와 차별되게 건전하게 하자는 뜻으로 뭉쳤어요. 일단 기부금 많이 내고 으쓱하는 사람도 있고 과시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라 위화감을 없애려고 기부금과 송년파티를 없앴어요. 송년파티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기부금을 걷게 되는데 그런데서 위화감이 조성되거든요. 시산제에 절값도, 찬조금도 없앴습니다. 단 익명으로 기부하는 것은 가능하게 했고 실제로 그렇게들 하세요.” 다만 산행 참가 시 천원의 기금을 걷어 산악회 통장에 입금하고 게시판에 게시하도록 하고 있다.

독립한 지 1년이 지나니 모 산악회보다 앞서갔다고. ‘종주’, ‘울트라’ 등 소모임이 활성화되었다. 주말에만 하루에 5~6곳으로 버스가 떠난다. 평일에도 2회씩 정기산행이 이루어진다.

문 회장은 친환경 비료와 농업자재를 취급하는 충청바이오의 대표. 대장들도 거의 대부분 본업을 가지고 무료로 봉사하고 있다. 버스비는 1/n. 근교산행에 2~3만 원, 무박산행에 4~5만 원 정도 비용을 걷고 있으며 남으면 뒤풀이 비용으로 충당한다. 대장 수고비는 전혀 없고, 10명 이상일 때는 대장 회비를 면제해 주는 수준.

현재 대장은 4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회장이 독단적으로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우수회원 중에서 추천을 받아 운영위원회의 동의를 거쳐야 산행대장이 될 수 있다. 산행대장은 연 최소 15회,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행공지를 해야 한다. 산악회 행동강령을 어길 때는 해촉되기도 한다.

“회장되고 나서 대장을 5명 정도 더 뽑았는데 반대가 한 표도 없었어요. 대장들이 잘 활동할 수 있게 지원을 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에도 문 회장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했다. 대장으로 임명하기 전 ‘대행 대장’ 제도를 두어 테스트 기간을 둔 것이다.  

북한산 시산제에는 400명이 참석해 7개 코스로 나누어 산행을 한 후 대형식당을 빌려 뒤풀이를 했다. 5월 12~13일 정기산행은 5산 종주(불수사도북)인데 실력 별로 15시간팀, 10시간팀 등으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

문 회장은 창립멤버이기도 하면서 대장으로서는 유일하게 남은 장수멤버로서 깨달은 바를 말한다. “인기를 얻는데 힘쓰는 대장은 상처만 받고 산을 떠나기도 한다.” 문 회장이 훌륭한 리더로서 제1호 우수 산악회를 잘 이끌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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