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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진흥회 신임회장 예정수

남북통일이 될 때까지 백두대간 종주를  계속할 것입니다

 

글 · 박경이 편집장  사진 · 정종원 기자

 

 

 

백두대간진흥회는 백두대간 보호 및 학술문화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2006년 설립·허가된  산림청 소관의 사단법인이다. 이달에 예정수 신임 회장이 취임했다. 그는 10년간 백두대간을 7번 완주한 놀라운 커리어를 지녔다. 은행에서 25년, M&A회사에서 19년을 근무했는데 은퇴 5년 전부터 직책이 높아지고 시간여유가 생겨 2007년부터 종주를 시작했다. 근교산행도 하지만 주로 백두대간 종주다. 달에 두 번 주말 무박산행으로 백두대간을 완주하려면 1년 3~4개월이 걸렸다. 하루 평균 25km, 10~12시간을 걷는 것이 보통이다.

“처음 완주를 하고 나니 참 매력이 있더라고요. 한번으로는 아쉬웠습니다. 향로봉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농담 삼아 ‘북쪽구간까지 백두대간을 탈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하자’고 했던 것이 의기투합됐어요. 남진을 시작하고 몇몇은 포기했지만 저는 10년 동안 계속하게 됐어요. 백두대간에 완전 미쳤죠.”

무엇이 그렇게 좋았는지?

“주로 무박산행을 갔거든요. 새벽 3시쯤 출발해 2시간쯤 후에 능선에 올랐을 때의 그 여명, 공기, 소리, 느낌! 그 모든 것이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카페의 산행후기가 회원들에게 인기가 많아 등 떠밀려 2012년 수필집 <마루금을 타는 사람들>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백두대간을 타면서 인생 자체가 많이 바뀌었단다.

“오지산행, 새벽산행 등 고생을 하다 보니 인간이 보잘 것 없구나부터 시작해서 대오각성을 하게 됐지요. 2009년부터 디지털카메라를 잡았는데 제 사진이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진을 5년 정도 배우고 나서 순수 사진전을 개최하고 사진집도 냈습니다.”

‘시간’을 주제로 한 사진집. 성수대교의 한 가로등을 정해서 매일 아침 출근길 6시 20분에 1년 동안 찍었다. 매일 출근하면서 차대기가 쉬운 곳이 그곳이었다. 서울의 6시 20분이라는 시간이 가로등 불빛이 반은 들어오고 반은 안 들어온 상태라고. 늘 같은 곳이지만 언젠가 보이더란다. “하늘의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1년이 지나니 변화가 엄청 심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엄청 재밌었어요. 그래서 시간의 응축을 시각화한 겁니다.”

회장으로서 포부를 물었다. “국립공원 구간은 정비가 잘 돼있는데 나머지는 정말 형편없어요. ‘백두대간진흥법’이 있어서 시군별로 예산이 배정돼있지만 일관된 이정표가 없습니다. 지방마다 특색이 있는데 종주자들에게 도움이 안돼요. 제주 올레길처럼 개발하면 엄청난 가치가 있을 텐데 현재는 누구도 추진을 안 하고 있거든요.” 수억 원을 들인 듯한 너무 큰 정상석 대신 안전시설이나 길안내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한 예로 육십령고개 양쪽으로 행적구역이 달라 각각 집채만 한 표지석을 세워 놨다. 힘닿는 대로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는 현재도 매일 출근할 직장이 있는 행복한 60대다. 모 캐피털회사에 근무하며 주말에는 산행대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남북통일이 될 때까지 백두대간 종주를 계속할 것이라는 결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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