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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설악적십자산악구조대 신윤철 대장

해외원정과 구조교육, 실내암장 건설이 목표입니다

 

 글 · 민은주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좋은 대장으로 남고 싶습니다.” 어떤 대장이 좋은 대장이냐는 질문에 내설악적십자산악구조대(이하 내설악 구조대) 신윤철 대장이 귓가를 긁는다. “그러고 보니 좋은 대장인지 아닌지는 제가 아니라 후배들이 판단할 일이겠네요.” 구조대 사무실에 있던 대원들이 쿡쿡 웃는다. 스무 명의 내설악구조대 대원들은 대부분 학창시절 선후배 사이이자 동네 이웃들이다. 신윤철 대장 역시 강원도 인제군 원통에서 나고 자라 2003년 내설악구조대에 입대한 후 내설악구조대 사무국장과 부대장을 거쳐 2017년 대장으로 취임하며 15년째 산악구조와 지역봉사에 매진하고 있다.

“엄격하고 수직적인 명령체계 없이도 내설악구조대가 잡음 없이 화목하게 유지해갈 수 있는 것은 서로의 이력을 알고 그 삶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모두 출처가 동일한 스무 명의 형제들이죠.”

내설악구조대 특유의 친밀하고 격의 없는 분위기는 긴 시간 묵혀온 끈끈한 정에서 비롯됐다. 1978년 발대한 내설악구조대는 지금까지 4,800여 건의 출동을 통해 5,400여 명을 구조했으며, 1981년 (사)대한적십자사 산악안전유공표장, 2011년 강원도지사 단체표창,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단체표창, 2012년 국무총리 단체표창 등 여러 기관단체에서 사회 안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많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모험스포츠의 메카라고 알려진 것에 비해 인제군 내에는 산악활동 기반 시설이나 인프라가 매우 부족합니다. 저희 구조대는 산악구조 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지역의 아웃도어 문화기반을 확장시키기 위한 여러 방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한 작지만 확실한 한 걸음은 구조대 사무소 내 실내암장 건설이다. 현재 장비보관용으로 쓰이는 창고를 공용 암벽시설로 개조해 시민들에게 개방하려는 계획으로, 10평 남짓의 좁은 공간이지만 대원들의 훈련은 물론 이웃주민들의 건강관리를 위해서도 유용한 공간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산악구조대라고 하면 힘들고 위험하다는 이미지가 많잖아요? 주민들이 구조대 암장에서 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편견을 불식시키고, 신규대원 입대까지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김칫국을 마셔봅니다.”  차후 인제군 내에 인공외벽이 건설된다면 그 운영과 관리에도 가능한 도움을 주고 싶다며 신 대장이 지역기반 등반문화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중국이나 일본, 키르기스스탄 등 부담이 적은 지역부터 해외원정을 시작해 차츰 다양한 고산거벽으로 확대하며 선진산악문화를 배우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세계 유수의 산악구조대와 교류하며 내설악구조대의 구조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주요 목표 중 하나이고요.”

내설악구조대의 미래를 설명하는 신윤철 대장의 목소리가 미덥다. 자원봉사이기에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한결 같은 마음으로 구조대를 견인해나가는 신 대장, 그가 내설악구조대의 훌륭한 리더이자 영원한 동네 좋은 형으로 남을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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