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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마 도

 

인터뷰

대마도 한국인 1호 민박집 토키세키 대표 윤단경

힐링의 섬 대마도로 걷기 여행 오세요

  · 양승주 기자  사진 · 정종원 기자

 

윤단경씨는 남편 고광용씨와 같이 백두대간과 정맥, 기맥을 뛰고 해외 트레킹을 다닐 만큼 걷기 여행을 좋아한다. 이들 부부는 오래전부터 여행업에 종사하며 홍보·마케팅 일을 해오고 있었고, 그 중 하나가 대마도 걷기 여행 패키지였다.

2014년 여름부터 부부는 대마도에서 3박 4일, 일주일씩 머물며 등고선 지도를 들고 직접 발로 뛰어 새로운 걷기 코스를 개척했다. 차를  타고 하루 이틀 국도를 달리는 여행 말고, 대마도에 며칠씩 머물면서 북부, 중부, 남부를 모두 연결해 걸을 수 있는 ‘대마도 걷기 여행’을  만들고 싶었다. “대마도 사람들이 참 괜찮다, 친절하다, 푸근하다고 느꼈어요. 여기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죠.”

2017년 가을 윤씨는 대마도 북부의 관문 히타카츠 항구 주변에 식당을 열었다. 식당 이름은 토키세키(TOKISEKI)로 지었다. “일본말 ‘세키’는 ‘큰 관문’, ‘자리’라는 뜻이에요. 히타카츠의 큰 관문, 자리가 되겠다는 포부가 있고, 종합관광안내소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도 담고 있어요. ‘우리 토끼 왔어, 아이 예쁘다’ 하는 것처럼 히타카츠에 오는 사람들을 보듬어야겠다는 의미도 담았죠. 그리고 사실 제가 토끼띠거든요.” 히타카츠에는 관광안내소가 없는데, 토키세키에서는 여행자들을 위해 카페를 운영하며, 선박, 숙박, 렌터카 예약도 함께하고 있다.

토키세키 대표가 된 윤단경씨는 대마도에 온 사람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민박집을 꿈꾸게 된다. 그런데 일본에서 민박은 허가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먼저 민박협회, 보건소, 소방서 등에서 정한 기준을 통과해야 하고, 심지어 집이 너무 크거나 작아도 안 된다.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왜 당신이 히타카츠에서 민박을 해야 하며, 현지에서 어떤 체험을 손님들에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시청, 법무국, 출입국사무소 직원에게 설득력 있는 답변을 해야 하는 작업이다. 일본에서는 민박집이 반드시 현지 체험 프로그램을 갖춰야 한다. 다시 말해 펜션, 모텔 운영이 투자의 개념이라면, 민박은 손님에게 일본을 ‘체험’시키며 현지 여행의 감성과 가치도 생산해야 한다. 보통 대마도 민박집들은 낚시, 과일수확 등의 체험을 제공한다.

“시청에서 민박 허가가 안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걷는 걸 좋아한다. 히타카츠에는 ‘도노사키 공원 동백나무 숲길’, ‘아지로의 연흔 가는 길’, ‘88 지장보살 순례길’ 등 조망 좋고, 명상에 잠기기 좋고, 아름다운 길이 정말 많은데, 당신들은 왜 이런 걸 하지 않고 알리지 않느냐, 지난 몇 년간 나는 대마도 걷기 여행 가이드로서 그런 일을 해왔으니, 민박을 하면서 손님들에게 대마도 걷기 여행을  체험프로그램으로 제공하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윤 대표는 설득에 성공하여 사업 비자를 취득했고, 2017년 겨울 토키세키에서 4분 거리에 있는 일본식 주택에 대마도 최초 한국인 민박집을 열었다. 요즘 윤 대표는 문화 차이로 생기는 한국인과 대마도 주민 사이의 오해와 갈등을 중재하고 해소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대마도에 살며 걷기 좋은 길을 알리고자 하는 선한 마음으로, 토키세키 식당을 오픈하고, 민박을 허가 받기 위해 치유의 섬을 누빈 윤 대표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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