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레킹 /

야마구치현 자쿠치야마(寂地山, 적지산 1,337m) 트레킹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 숲길에서

온몸으로 체험하는 힐링

크고 작은 수많은 폭포가 연출하는 장관에 탄성 절로 나와

글 · 양걸석 산악투어 대표  사진 · 주민욱 기자

 

야마구치현의 자쿠치야마 트레킹 답사를 떠난다. 야마구치현은 일본 4개 섬 중 혼슈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다. 자쿠치야마 트레킹, 미기타가다케(右田ヶ岳) 트레킹과 더불어 아키요시다이, 아키요시도, 루리코지 절 오층탑, 긴타이쿄, 깃코공원 등 관광지를 둘러보았다.

3박4일 일정으로 미래투어 박근수 소장, 오름산장 & 트레킹 남상득 사장, 여행작가 만보 석진호 그리고 필자, 사람과산 주민욱 기자 등이 동행하였다.

부관훼리를 이용하여 부산항을 출발 선내에서 1박을 하고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하였다. 부두에서 일본의 야마구치현 관광과 호소이상이 우리 일행을 맞이한다. 야마구치(山口)는 산 입구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산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을 안겨주는 이름이다.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푹신한 코스

히로시마와 야마구치현의 경계인 마쯔노키고개(松の木峠에서 트레킹을 시작했다. 산행 입구에는 곰 주의 표시가 있고 등산로는 아주 잘 정비되어 있다. 작은 봉우리를 하나 올라 넘자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푹신하며 쿠션이 좋은 길이 이어져 걷기에 편하다.

죽기 전에 평생 한번 꽃이 핀다는 산죽이 펼쳐진 곳이 나온다. 가이드 니시무라상(西村)이 “일본에서는 산죽의 연한 잎으로 차를 해 먹는다”고 설명해 준다.

능선길의 우측은 히로시마현 좌측은 야마구치현으로 경계를 이어간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하면서 시원한 능선 숲길을 따라 걷는다. 편안한 능선길에 올라서자 오른쪽으로 아주 커다란 한 쌍의 너도밤나무가 나타난다. 가이드 니시무라상은 등산로 옆에 있는 “담배 파이프 야생화, 마운틴 크로바(카타바미)”를 우리 일행에게 열심히 설명해 준다.

벌목이 금지되어 삼백 년 이상된 편백나무 여러 구루가 자연 그대의 울창한 원시림을 형성하고 있다. 정상 부분 원시림 깊은 숲속에는 원시 편백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숲이 너무 깊어 햇빛이나 확 트인 전망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원시림을 지나면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으며 걷는 자연 그대로의 산림 산책로이다. 500년 정도 된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아름답고 멋진 자테를 자랑하며 하늘높이 솟구쳐 있다. 한번 나무를 손으로 안아 보지만 너무 둘레가 커서 혼자서 안을 수가 없다. 한쪽에는 아주 오래된 편백나무가 쓰러져 고목이 되어 있다.

 

 

모닥불 피워 놓고 캠핑 즐길 수 있어

첫 번째 갈림길인 관산 분기 삼거리에 도착한다. 니시무라상은 자쿠치야마는 “봄에는 야생화, 여름엔 원시림과 폭포, 가을엔 단풍, 겨울엔 눈꽃이 멋지다”고 전한다. 어느 사이 자쿠치야마(寂地山 적지산 1,337m)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에는 정상목과 함께 2011년 전국 체육대회 때 나무를 비벼서 성화를 채화한 곳으로 니시무라상이 야마구치 부지사 시절에 세운 전국 체육대회 성화 채화 기념비가 있다.

니시무라상은 “자쿠치야마가 야마구치현에서 제일 높은 산이고 야마구치현에서 개최하는 전국체육대회에서 등산 종목이 처음으로 채택되어 성화를 채화하였다”고 기념비의 유래를 설명해 주었다.

정상에서 0.2km 내려오면 임도(林道) 코스 삼거리를 만난다. 조금 더 가자 임도(林道)로 이어지는 임도 분기 삼거리가 나온다. 임도는 1.8km 코스로 거의 직진이다. 일행은 안부 삼거리를 지나 능선으로 다시 완만히 올라간다. 이번에는 편백나무가 사라지고 일반 수목지대로 바뀐다. 정상에서 2.3km 80분, 직진으로는 우곡산 30분, 아래로는 자쿠치야마 계곡 주차장 100분 이라고 표기된 푯말이 있는 미노코시 고개 삼거리에 서 있다.

한국 등산로엔 ㎞ 거리를 표시하는데, 일본에선 분(分)과 혼합되어 등산로 안내를 표시하고 있다. 계곡을 내려가면 청정계류가 나타나고 등산로는 물가를 따라서 나란히 시원하게 뻗어 있다. 계곡에는 크고 작은 많은 폭포가 있으며, 첫 번째 용폭포를 감상한다.

절벽을 낀 등산로 앞에 목마(木馬, 키우마) 터널이 나온다. 목마 터널은 길이가 160m로 사람이 목재를 나르기 위해 판 동굴이다. 동굴 속은 캄캄하여 갑자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터널 중간에서 왼쪽으로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내려가자 엄청난 규모의 용폭포가 우람한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우렁차고 멋진 폭포가 연이어 펼쳐진다. 폭포를 따라 내려가는 길은 그저 자연스레 터져 나오는 감탄의 길이다.

용미폭포 바로 아래는 야영장이 있어 모닥불을 피워 놓고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는 전국명수 100선 장수 연명초 약수 샘터가 있다. 자쿠치야마에는 깨끗한 물에서만 자라는 와사비가 유난히 많이 생산된다. 우리 일행은 상가에서 와사비로 만든 맛있는 와사비 과자를 사서 맛을 보았다. 자쿠치야마 안내소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트레킹이 막을 내린다.

트레킹 후 유다온천을 추천한다. 상처를 입은 흰여우가 이 온천으로 치유했다는 전설과 함께 오우치 가문의 시대로부터 지금까지 8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다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넉넉한 마음으로 다음 일정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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