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_ 아웃도어 업계 분석과 진단

위기의 블랙야크

 

전국민의 몸과 마음 건강에 크게 기여하는 아웃도어 활동은 우리 사회, 경제 활동의 주요 원동력이다. 이에 따라 아웃도어 산업과 참여 활동 인구의 증가는 동반성장이라는 이상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최근 그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아웃도어 참여 활동 인구의 상승세에도 업계성장은 침체기로 접어들었으며,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업계 간 경쟁에 따른 시장 구조조정의 시기’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월 1회 이상 등산을 즐기는 인구가 2,500만 명이다. 인구의 절반이 등산을 즐기는 현재, 등산 아웃도어 분야는 ‘포화상태’가 아닌 ‘무궁무진한 콘텐츠가 넘치는 무한한 확장성’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욱 적절하다. 아웃도어 업계가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고정관념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에 본지는 창간 33주년을 맞아 아웃도어 전문지로서 업계의 현실분석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아웃도어 업계와 소비자들의 건강한 동반성장에 기여하고자한다.<편집자주>


글 사진 · 특집기획팀

 

 

 

PART 1. 기업 경영방식 분석

겉은 톱스타 모델로 화려하게 무장, 속은 매출급감 경영악화일로

(주)비와이엔블랙야크(이하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은 2013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2020년 매출 4조 글로벌 No.1 달성 및 다양한 사회공익 활동지원’이라는 비전을 제시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당시 블랙야크는 매출 6,25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후 2017년에는 매출 4,049억원으로 간신히 4천억원대를 버티더니 2020년에는 매출 2,880억원으로 마침내 3천억원대 매출이 무너졌다. 

수익성도 최근 몇 년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2020년도 기업 순이익은 -137억원으로, 전년도인 2019년 -151억원에 이어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매출감소와 더불어 이익 규모도 감소되는 것이다. 

2022년 국내 아웃도어 매출 1위는 노스페이스를 전개하는 영원아웃도어가 차지했다. 2위 디스커버리, 3위 K2가 노스페이스와 함께 빅3의 자리를 지켰다. 뒤이어 4위 내셔널지오그래픽, 5위 네파, 6위 블랙야크, 7위 아이더 순이다. 과거 한때 상위권을 지키고 있던 블랙야크가 현재 직면한 적색 분위기는 매출 10위 밖으로 밀려날 위기의 가능성까지 안고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 

덧붙여 지난해 노스페이스를 전개하는 영원아웃도어의 사회공헌 기부액은 34억 6천만원이다. 이는 아웃도어 매출 상위 10개 기업의 총 기부액(40억 7천만원) 중 약 85%를 차지한다. 반면 블랙야크는 4억원이다. 

창립 50주년이 되는 2023년, 블랙야크는 10년 전 ‘4조원 매출 비전’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4천억원 매출 규모조차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블랙야크는 날은 저물고 해는 서산을 넘어가는 절박한 나그네 심정일 것이다.

 

 

 

블랙야크 용인물류센터 전경. 블랙야크는 자칭 토종 브랜드를 강조한다. 미국 고어텍스사에 로열티를 주고 기술을 사용하고, 동남아와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에 '토종'이라는 말이 어울리는가 의문이 생긴다.
블랙야크 용인물류센터 전경. 블랙야크는 자칭 토종 브랜드를 강조한다. 미국 고어텍스사에 로열티를 주고 기술을 사용하고, 동남아와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에 '토종'이라는 말이 어울리는가 의문이 생긴다.

과연 진정한 ‘토종’ ‘친환경’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블랙야크가 경영의 빨간불을 직면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먼저 블랙야크가 주장하는 기업정체성을 들여다보자. 블랙야크는 ‘토종’, ‘친환경’, ‘전문산악인’, ‘히말라야’라는 키워드를 강조한다. 특히 자칭 토종 브랜드임를 강조한다. 

글로벌시대에서 기업이 ‘토종’을 강조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글로벌 브랜드와 차별하여 애국심에 호소하는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강조, 둘째, 실제로 토종의 월등한 내용을 함유하고 있는 경우이다. 여기서 ‘월등한 내용’이라 함은 국산 원부자재 사용, 내국인 일자리창출, 자체신기술 개발, 해외 로열티 유출 대체라는 기본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토종을 강조하는 블랙야크뿐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메이저 아웃도어 업계는 저가로 만든 동남아, 중국산이 대부분이다. 또한, 미국 고어텍스社에 막대한 로열티를 주며 매출에 의지한다. 국내 업체 저마다 ‘정통 이태리, 프랑스, 영국 아웃도어’ 라고 광고 하지만 실제로 소비자는 ‘정통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아웃도어’ 제품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블랙야크는 토종에 이어 친환경 마케팅을 돌파구로 전면에 내세운다. 이를 위해 블랙야크는 지난 2015년, 미국 친환경 아웃도어 업체 ‘나우(nau)’를 자회사로 인수했다. 당시 강준석 대표는 ‘2020년까지 전국 매장 80개, 연 매출 400억원 목표’를 공언했다. 

그러나 나우의 2020년 전국 매장 수는 20여 개, 자본총계는 -322억원, 부채는 -372억원으로 자본잠식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회사 블랙야크는 나우의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기에 자회사의 실적부진으로 결국 동반 추락의 발목이 잡히는 위기를 맞은 상태다.

이에 대해 블랙야크 내부 관계자는 “과거 실적만 보면 부정적으로 보이겠지만 미래 시장이 계속해서 친환경 의류 트렌드로 가고 있고, 지속가능성이 확산되기까지는 난관이 당연히 있는 법이다. 점차 성장할 것이다”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나우 브랜드 인수를 주도한 강태선 회장의 아들 강준석 대표의 경영능력에 업계에서는 의구심을 보낸다.

 

 

 

블랙야크는 지난 2015년, 미국 친환경 아웃도어 업체 나우(nau)를 자회사로 인수했다. 왼쪽부터 막시밀리언 노츠 나우 유럽 총괄 디렉터,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강준석 블랙야크 부사장, 마크 갤브리스 나우 총괄 디렉터.
블랙야크는 지난 2015년, 미국 친환경 아웃도어 업체 나우(nau)를 자회사로 인수했다. 왼쪽부터 막시밀리언 노츠 나우 유럽 총괄 디렉터,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강준석 블랙야크 부사장, 마크 갤브리스 나우 총괄 디렉터.

‘재재활용’ 불가능한 재생 의류는 ‘친환경’ 아닌 ‘반환경’ 마케팅

블랙야크와 나우가 기업 성장 돌파구로 찾는 친환경 의류의 핵심은 플라스틱 재활용 의류의 전개이다. 이를 위하여 두 회사는 플러스틱(PLUSTIC, 플러스(Plus)+플라스틱(Plastic)) 프로모션을 정부 지자체 관련 기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플러스틱 프로모션은 페트병의 자원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여 친환경 플라스틱 재활용으로 지구에 플러스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부각되고 있는 추세다. 블랙야크도 이러한 이슈에 맞춰 친환경 플러스틱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이미 십수년전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플라스틱 친환경 의류’ 마케팅으로 히트를 친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또한, 파타고니아는 최근 환경단체에서 제기한 “플라스틱 재활용 의류가 오히려 재활용이 불가능한 제품을 생성하여 반환경에 일조한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재활용의류에 대한 홍보를 대폭 줄인 상태다.

플라스틱은 사실상 무한 반복하여 녹여서 순환 재활용이 가능한 특징이 있다. 그러나 옷으로 만드는 순간 더 이상 ‘재재활용’이 불가능하여 폐기해야 한다. 시중의 투명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의류 제품은 기업의 마케팅 수단이지 결코 친환경 대안이 될 수 없다. 페트병을 1회성으로 재생하여 사용한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섬유로 만드는 순간 자원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이 된다.  

그래서 환경단체에서는 지속적 자원순환시스템에 역행하는 폐플라스틱 섬유 의류 제조를 반대 한다. 유럽연합(EU)에서도 폐페트병은 페트병 혹은 다른 플라스틱으로서 지속 가능한 반복 재활용 방식을 적극 권장 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사실상 무한 반복하여 녹여서 순환 재활용이 가능한 특징이 있다. 그러나 옷으로 만드는 순간 더 이상 ‘재재활용’이 불가능하여 폐기해야 한다. 시중의 투명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의류 제품은 기업의 마케팅 수단이지 결코 친환경 대안이 될 수 없다. 페트병을 1회성으로 재생하여 사용한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섬유로 만드는 순간 자원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이 된다. 

 

 

폐플라스틱 마케팅이 초래하는 부작용에 경각심 가져야

모든 폐플라스틱이 의류 제품으로 탄생하지는 않는다. ‘무색단일 투명페트병’만이 재활용의 기회를 얻는다. 재활용 가능한 폐트병의 선별은 분리수거 단계에서부터 매우 까다롭다. 다른 유색 플라스틱이나 병뚜껑 혹은 식용유나 이물질이 묻은 투명 플라스틱과 혼합되는 순간 재활용 가치가 현저히 줄어든다. 이렇게 1차로 철저하게 무색단일 투명폐트병을 선별한다 하더라도 다시 업체를 통한 제조 과정에서 추가로 누락되거나 재활용의 기능을 상실하는 폐트병이 추가로 발생한다. 

의류 재생산을 위한 페트병 선별작업은 선별업체를 통해 진행된다. 환경부에 의하면 전국 341곳의 선별업체 중 57곳만이 별도로 재활용이 가능한 투명페트병 선별 가능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일반 의류 제조 과정보다 수많은 절차와 기회비용이 수반하는 폐플라스틱 재생 의류 제조과정이 과연 친환경에 부합하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10여 년 전, 바이오차 연료를 친환경이라 하여 팜오일이 유행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이에 따라 동남아시아에서는 팜오일 농장 확장을 위하여 지구의 허파인 밀림에 온통 불을 지르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의 사건은 많은 기업에게 ‘친환경 이미지 홍보마케팅이 그이상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했다. 

기업의 친환경 화두는 ESG와 맞물려서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는다. 과연 블랙야크는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 지구를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가? 위와 같은 사례를 기반으로 블랙야크는 현재의 폐플라스틱 의류 재활용 마케팅이 친환경과 경제성, 환경전문가와 소비자들에게 나란히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고 분석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PART 2. 사회적책임 분석

등산의 본질은 아무 대가가 없는 무상의 행위이다. 오직 자신의 육체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형이상학적·형이하학적 결합 행동이다. 
등산의 본질은 아무 대가가 없는 무상의 행위이다. 오직 자신의 육체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형이상학적·형이하학적 결합 행동이다. 

진정한 산악 모험정신은 최고의 사회 귀감이자 미덕

근대등산은 영국과 유럽 상류층의 대자연 미지 탐험의 실천이었다. 신세계 개척, 극한의 도전, 공동체를 위한 자기희생, 그리고 성실한 과정주의. 지도층이 자연 이치를 배우고 리스크를 극복하며 솔선수범하는 리더십 문화는 국가 및 사회와 자기 발전의 원천이었다. 그야말로 지도층의 사회적 책무, 노블레스 오블리주였다. 

이와 같은 산악정신의 도입은 1950~1970년대 한국의 지도층 인사를 비롯하여 경기고, 양정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명문교 학생들의 산악문화 리더십 수련 활동의 주요무대였다. 이들의 도전과 열정, 청년정신이 장성하여 정부, 교육 최고위층, 대기업 회장, 임원 그룹 등 각 분야에 진출하게 되었으며, 개척·희생·탐험 정신문화가 당시 가난한 한국 사회와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되었다. 

산악문화는 취미보다는 격조 높고 세속성을 넘어서는 고매한 활동이다. 동양의 격물치지(格物致知)와 대자연의 호연지기(浩然之氣), 겸손한 인자요산(仁者樂山) 철학을 바탕으로 서양 도전정신을 결합한 한국적 알피니즘(Alpinism)이 전문산악인들에 의하여 2000년대까지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아무리 시대변천이 있어도 변하지 않는 동서고금의 이런 탐험가에게 주어지는 모험정신은 최고의 사회 귀감이고 미덕이었다. 

 

서구에서 시작된 근대 등산 기본정신은 정상 정복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존중하는 로열스포츠이다. 그래서 서양에서 등산을 높이(Altitude)가 아니라 태도(Atitude)라고 말하는 것이다. 높낮이 구별 없이 모든 산의 정상은 목표이지 목적이 아니다. 정복을 산행의 목적으로 정하는 순간 사고와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과정을 목표로 정하면 산에서 안전뿐 아니라 훨씬 많은 것을 깨닫고 얻게 된다.

 

 

히말라야 14좌에서 비롯된 일그러진 정상 정복주의

그러나 아웃도어 붐(대유행)에 편승한 일부 상업산악인과 업체에 의하여 2000년 들어 한국에서는 ‘히말라야 8천미터급 14좌, 16좌’라는 흉물이 등장하였다. 이는 자칭 ‘최초’, ‘최고’라는 일그러진 영웅을 남발하게 만들었다. - 전문산악 선진국 영·미·유럽에서는 히말라야 14좌 등정을 ‘클라이밍’이 아닌 ‘가이드 동행 하급 트레킹’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 실제 영국왕립지리원에 따르면 히말라야에는 8천미터급 봉우리가 24개 있다. 하지만 국내 언론을 통해 14좌 등정 이슈를 접한 일반인들은 히말라야에 8천미터급 봉우리가 14개 인줄 아는 경우가 많다. 

아웃도어 업체의 후원을 받거나 소속되어 14좌에 오른 상업산악인들은 한국에서만 ‘세계적인 산악인’이 되었다. 이들은 어처구니없게도 ‘목숨 걸고 히말라야 8천미터에 오른 것처럼’ 포장하여 자신의 우월성 홍보를 조장한다. 단 하나뿐인 고귀한 목숨을 걸고 정상을 정복하는 사람은 오직 군인뿐이다. 군인이 아니라면 탐욕스런 정상정복주의자다. 

서구에서 시작된 근대 등산 기본정신은 정상 정복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존중하는 로열스포츠이다. 그래서 서양에서 등산을 높이(Altitude)가 아니라 태도(Atitude)라고 말하는 것이다. 높낮이 구별 없이 모든 산의 정상은 목표이지 목적이 아니다. 정복을 산행의 목적으로 정하는 순간 사고와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과정을 목표로 정하면 산에서 안전뿐 아니라 훨씬 많은 것을 깨닫고 얻게 된다. 모든 레포츠의 기본은 안전을 전제로 행한다. 위험요소가 큰 등산은 더욱 치밀하고 과학적인 안전 지향일 뿐이지 결코 무모한 활동이 아니다.

등산의 본질은 아무 대가가 없는 무상(無償)의 행위이다. 심판도 규칙도 없기에 비교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다. 순수한 무상의 행위에 1등, 2등 따위의 순위는 있을 수 없으며, 오직 자신의 육체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형이상학적·형이하학적 결합 행동이다. 

 

 

 

블랙야크에서 전개하는 BAC 명산100 캠페인은 "정상" 인증사진이 필수다. 과정보다 결과 중시의 왜곡된 등산문화를 전파한다는 우려의 소리가 있다.
블랙야크에서 전개하는 BAC 명산100 캠페인은 "정상" 인증사진이 필수다. 과정보다 결과 중시의 왜곡된 등산문화를 전파한다는 우려의 소리가 있다.

왜곡된 등산문화 1번지 BAC 100명산 인증

전문산악계의 눈치를 보던 아웃도어 업체가 선을 넘어 과하게 상업적으로 변질하면서 무상 행위 등산을 정복 대상의 전리품으로 전락시켰다. 이러한 국내 등산문화 왜곡의 선두주자로 블랙야크에서 전개하는 블랙야크 알파인클럽(BLACKYAK ALPINE CLUB, 이하 BAC)의 100명산 인증을 꼽을 수 있다.

‘BAC 100명산 인증’은 전국 100개산 정상에서 블랙야크 깃발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는 활동이다. 정상 인증사진을 블랙야크 자체 어플에 등록하면, 소비자는 제품 구매 마일리지가 쌓이거나 블랙야크 물품을 받는 등 ‘상업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최고 전통의 한국등산학교장을 역임한 어느 교장선생님은 “산정에서까지 이런 저급한 마케팅 행위는 블랙야크 스스로 몰락을 재촉하지 않겠나?”라고 말한다. 비단 이 교장선생님뿐 아니라 전문산악인들 대부분이 2030등산입문자들을 상대로하는 정상정복 인증 마케팅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히말라야 전문가 김모 의학박사는 “등산의 개념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오직 정상 50개, 100개 정복욕을 목적으로 하다가 단 한 번의 사고가 치명적으로 이어지거나 무릎 허리가 망가진 경우가 이 프로그램의 대표적 부작용”이라고 지적한다. 

서울대학교 문리대 산악회OB 박모 산악인은 “두 발로 열심히 힘들여 정상에 올라 얼마나 이익 본다고 고작 특정회사 마케팅 깃발이나 들고 인증하기 보다는 자기 스스로의 정상을 고귀하게 여기는 것이 자연 사랑의 기본자세가 아닌가?”라고 말한다. 

단체버스로 등장한 수십명 BAC 일행끼리 정상석에서 인증사진을 릴레이로 찍느라 가족과 함께 온 어린이가 30분 넘게 기다린다고 전국 산 정상에서 하소연이 들려온다. 국립공원이나 지자체에서는 특정 기업의 무례한 산 정상의 마케팅 활동으로 다른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내표지 혹은 계도나 법령 내에서 단속이 있어야 할 것이다.

등산은 자유다. 정상 인증사진 자체는 틀린 행동이 아니다. 아름다운 산천지를 오로지 인증사진을 위하여 정상에 올라 입증하면 알량한 물품 구매 기회를 주겠다는 마케팅 방식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블랙야크, 위기 이겨내고 기본에 충실한 기업으로 거듭나야

블랙야크는 자칭 ‘토종, 친환경, 전문산악인, 히말라야’를 강조한다. 그러나 산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기업이면서도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반환경 플라스틱 의류 사업, 영혼 없는 100명산 정상 인증산행 등 정작 산에 대한 기본 철학과 산악 네트워크 부재가 현재의 위기를 초래 했다고 특집기획팀은 진단한다.

톱스타 아이돌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여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붓게 되면 비록 제품 인지도는 올라 갈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기업의 기본윤리와 진심이 우러나오는 신뢰도까지 올라가지는 않는다. 인지도 올리는 기업은 모델이 떠나면 거품이 꺼져 주저앉지만, 기본에 충실하며 신뢰도를 높이는 기업은 견고한 정신을 유지하며 성장한다. 아웃도어 동호인들과 산업계 발전을 위하여 블랙야크의 심기일전을 기대한다. 

 

 

 

*기사 원문은 월간 <사람과 산> 2022년 7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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