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_ 습지의 중요성


우리가 ‘탄소중립 실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글 · 이재원(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장)   사진 ·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지난해 8월, 무등산국립공원은 2020년 집중호우로 훼손된 공원 내 최대 내륙습지인 평두메 습지 일원을 자연친화적 공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복원했다. 습지 복원 후 세 달여의 모니터링 결과, 생태저류지 일원에서 고마리류, 사초류 등이 유입되고 희귀식물 낙지다리 서식이 확대되는 등 식물을 포함한 생태계의 안정적인 회복 과정이 관찰됐다. 이러한 습지 내 식생의 변화는 앞으로 우리가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과제 해결에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탄소 저장소 습지의 생태계적 가치

최근 탄소중립 이슈에 국제사회도 탄소 배출량 저감 등을 주제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를 개회했다. 이번 총회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100여 개 국가는 2030년까지 산림훼손 행위를 중단하고 훼손된 산림 복원을 골자로 하는 ‘산림·토지 이용 선언’에 동참했다. 정부의 기조연설 중 “나무는 살아있는 온실가스 흡수원이며, 나무를 키우고 산림을 되살리는 일은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해결책”이란 발언에서 산림 등 자연자원이 탄소의 흡수원으로써 탄소중립 실현에 필수 불가결임을 체감케 한다. 

습지 또한 탄소 저장소로서 주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람사르 협회 등 연구 자료에서 알 수 있다. 탄소 흡수량으로는 해양, 습지, 산림 순으로 높음이 연구되었으며, 습지는 지구 지표면에서 약 6%를 차지하고 탄소 40% 이상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습지 환경은 수초류, 어류, 조류, 육상동물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생태계를 이루고 서식 환경을 제공해 생태계적 가치를 지니고 다양한 미생물들로 인한 탄소흡수를 위한 식물의 식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습지 지역 일대의 관점에서 볼 때도 온도와 습도 등 국지적인 기후 조절 기능으로 기후 변화 완화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탄소중립에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여러 활동이 이루어지는데, 무등산국립공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한 훼손 습지 복원의 성공사례는 탄소중립 실현 방안 수립에 좋은 방향을 제시한다.

 

 

친환경 공법 통한 훼손 습지 복원  

무등산 내 산지형 저층습지인 평두메 습지는 해발고도 242m에 위치, 22,600m2의 면적을 차지하고, 과거 경작지 이용 및 폐경 후 자연천이에 의한 습지 원형이 복원 중인 대표적인 묵논습지로, 2020년 호우로 인한 유입수, 용출수 차단에 따라 육화현상 및 건조화가 가속되어 복원이 시급했다. 복원에 있어 국립공원 내의 습지는 다음과 같이 문제 해결을 통한 체계적 복원이 필요했다.

첫째, 토지 소유권 이전 문제이다. 무등산국립공원 내 토지는 사유지가 60%를 차지하고 습지 지역도 이에 포함되어 있어 경작활동, 오염원 유입으로 습지생태계가 위협받아 왔다. 습지 내 사유지의 특별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소유주들에게 평두메 습지 복원 및 보호의 필요성을 설득하여 2020년은 7,401m2를 매입 2020년 12월 31일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2021년에는 13,846m2를 추가 매입하고 보호구역 지정 확대를 완료하였다. 내년 역시 꾸준한 토지문제 해결을 통해 습지 복원의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둘째, 친환경 복원 방식 적용 문제이다. 국립공원은 자연생태계 보전이 우선이다. 먼저 훼손 유형을 분석하여 추가 훼손을 막고, 자재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식생롤, 진흙 등을 활용한 공법으로 탄소배출 등을 최소화하여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선진적인 복원을 추진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복원 완료된 평두메 습지는 생물종 서식환경을 제공하고 국지적 기후조절과 습생천이의 유도 등 안정적인 기능회복에 따라 탄소저장소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아름다운 환경을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 탄소중립 실현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인류의 숙제이다. 무등산국립공원은 습지 등 자연 자원의 보전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사유지 매수 및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친환경 공법을 이용한 복원 방식을 꾸준히 연구하여 탄소중립 실현의 기반을 만들어 갈 것이다. 이를 위해 국립공원공단의 노력 외에도 전체 사회 구성원의 협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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