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_북한산국립공원 산악안전봉사단 단장 박창용

 

아름다운 정착을 위해 앞장서 나갈 터”

 

글 · 강윤성 편집장  사진 · 정종원 기자

 

 

“산행 인구 증가로 자연이 훼손되고 산악사고가 늘면서 자원봉사단의 필요성을 느껴 산악안전봉사단을 출범했습니다. 아름다운 산행 문화 정착을 위해 국립공원 최초의 고지대 자원봉사 활동을 개척해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 고지대 자원봉사활동 펼쳐

박창용(63세) 단장이 산악안전봉사단을 창단한 것은 2020년 4월. 권경업 전 국립공원 이사장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산악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은 창단 후 매주 토·일요일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북한산국립공원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주요 활동은 비법정탐방로 출입금지 계도, 암릉구간 등 위험지역 안전산행 사전 점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저지대·고지대 클린산행, 불법 암장 볼트 철거 및 낙석제거 작업, 문화재 발굴 합동조사 등 국립공원 지역의 자연보호와 안전산행 캠페인이 주를 이룬다.

산악안전봉사단이 2020년 봉사활동에 나선 회수만 해도 무려 40여회가 훌쩍 넘는다. 박창용 단장과 회원들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혹한이나 폭우가 쏟아진 날을 제외하면 거의 매주 북한산이나 도봉산에 올라 봉사활동을 펼쳤다. 산악안전봉사단은 이러한 자원봉사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12월에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 상황이 악화될 때는 매주 주말마다 북한산 백운대에서 거리두기 캠페인을 했습니다. 암벽등반이 가능한 솔개조는 북한산 주요 암릉구간인 만경대나 염초봉 등을 돌아다니면서 출입금지 계도를 하고, 등반을 못하는 까치조는 정화활동과 거리두기 캠페인을 합니다. 국립공원 최초의 고지대 위험지구 봉사단체라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산악안전봉사단 회원들은 암릉구간이나 비법정탐방로에서 단속을 할 때면 같은 산악인으로서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배려했다.

“암릉에서는 장비를 착용한 후 합법적으로 다니라고 계도하고, 비법정탐방로에서는 공단 직원들이 오면 과태료를 부과하니 얼른 내려가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쓰레기를 버리면 말없이 그냥 줍기만 합니다. 그러면 오히려 미안해하고 고맙게 생각하거든요.”

박창용 단장이 산악지대 자원봉사활동을 펼친 것은 결코 우연이나 일회성이 아니었다. 그는 “산악안전봉사단 창단 이전부터 해오던 것을 봉사단이 창단되면서 더욱 사명감을 갖고 임했다”고 한다. 박 단장이 처음 봉사활동을 나선 것은 2008년. 북한산 족두리봉에서 산타 복장을 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웁시다’ 퍼포먼스를 펼치면서다. 이후 산악회 회원들과 꾸준히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그간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된 바위 타는 산타클로스의 주인공이 바로 박창용 단장과 그의 일행들이다.

박 단장이 산에 입문한 것은 2000년.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라는 말이 있듯, 그는 산에 빠진 후 한동안 등반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경북 상주가 집성촌인 밀양박씨 500년 종가의 14대 종손임에도 불구하고 제사 한 번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다닌 산행이 20년 동안 무려 4,000회에 이른다.

“처음 7년간 1년에 300일 이상을 등반했어요. 당시 서울산악회에서 1년에 1박2일 포함해서 년 220회를 공지했어요. 나만큼 산에 간 사람도 드물 겁니다. 10일 산에 가고 하루 쉬고 했지요.”

박 단장이 제일 좋아하는 산은 설악산이다. 무려 800번 이상 갔다고 한다. 그것도 죄다 리지등반이다. 육산이라곤 태백산과 소백산, 월악산 밖에 가본 적이 없다. 설악산과 북한산을 빼면 암릉이 있는 속리산 정도가 그의 관심사였다.

“처음에는 북한산에서 암릉산행만 3년을 했는데, 설악산의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을 등반한 후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암벽등반을 배웠고, 4년간 후배 양성을 했어요. 그러다가 체계적으로 등반을 배우고자 등산학교에 들어갔어요.”

박 단장은 2007년에 코오롱등산학교 정규반, 2008년에는 설상반, 빙벽반, 암벽반을 수료했으며, 대한산악연맹에서 주관하는 등산 안내인 과정(1기)을 수료하고, 등산강사(4기) 자격증도 취득했다.

2010년에는 쌩곰등산학교(쌩곰산악회)를 출범, 봄가을에 두 차례 6주차 과정의 무료 암벽등반 교육을 진행했다. 1~3주는 자체 교육장인 불암산 쌩클암장, 4~6주는 노적봉이나 인수봉, 선인봉에서 교육을 진행했다. 그간 수료한 교육생만 해도 500여명에 이른다.

“그간 배운 등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무료로 전수했어요. 등산학교는 2017년 25기를 마지막으로 그만뒀습니다. 당시 회원들이 현재 봉사단원에 참여하기도 하고요.”

 

<사진설명:2020년 북한산 사모바위에서 펼친 코로나19 극복 캠페인>

 

코로나19에도 산악안전봉사단의 자원봉사는 지속된다!

박 단장이 산악안전봉사단 활동을 처음 한 것은 회원이 17,000명에 이르는 한 등산 까페의 회장으로 있을 때다. 이후 고지대 자원봉사활동에 전념하고자 뜻이 맞은 회원들 일부와 함께 봉사단을 출범했다. 회원은 현재 60여 명. 봉사단 가입에 제한은 없지만 국립공원에서 교양교육을 받고 3회 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준회원이 되고, 70시간 봉사활동을 채우면 정회원이 된다. 다음 까페 <북한산국립공원 산악안전봉사단>에서 가입할 수 있다. 회원들의 지난해 자원봉사활동 시간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일반 회원이 400시간, 박 단장은 700시간에 이른다.

박창용 단장의 산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자원봉사에 대한 진정성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응원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좀 더 체계적이고 규모 있는 봉사단을 만들고자 합니다. 사단법인으로 전환하여 전국 규모의 산악안전봉사단을 꾸렸으면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지대 산악안전봉사단으로서 아름다운 산행문화 정착을 위해서 앞장서겠습니다.” 

 

<사진설명:2018년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북한산 인수봉에서 펼친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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